미로공원 수익금 제주대 기금 등 지역에 환원
제주대 명예박사·제주도문화상 등 다수 수상

‘푸른 눈의 기부천사’로 불린 ‘벽안의 제주인’ 프레드릭 더스틴(Frederic H Dustin) 박사(김녕미로공원 설립자)가 지난 5일 별세했다. 향년 88세.
1952년 연합군 소속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은 더스틴 박사는 휴전 후 1955년 한국으로 들어와 1971년부터 1980년까지 제주대에서 강사로 근무했으며, 서울의 세종대와 홍익대를 거쳐 1982년 다시 제주대 교수로 재직하다 1994년 퇴직했다.
그는 재직 기간 동안 주말마다 제자들을 집으로 불러, 영어 공부를 지원함은 물론 지역에 대한 문제와 해결방안 등을 논의하며 산교육을 실천했다.
제주도 투자진흥관실에 몸을 담았던 시절(1995~2001년)에는 대외협력과 국제홍보를 통해 제주를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했다.
퇴임 후 구좌읍 만장굴 인근에 직접 기획한 김녕미로공원을 설립, 성공적 관광시설로 자리매김하면서 발생한 운영 수익금 대부분을 지역사회에 환원했다.
이 때문에 김녕미로공원은 제주 토착형 업체의 지역 기여 및 관광발전의 모델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더스틴 박사는 이처럼 지역사회와 대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2006년 제주대학교로부터 명예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1년 제주도문화상(관광산업분야)과 2015년 제주매일의 ‘자랑스러운 제주인상’ 등 많은 상을 받았다.
제주대학교는 더스틴 박사가 제주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했을 뿐만 아니라 발전기금으로 7억7000만원을 기탁하는 등 대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기리기 위해 7일 오전 6시30분 송석언 총장을 비롯한 대학 보직교수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대 본관에서 ‘노제’를 거행하는 훈훈한 모습일 보여주기도 했다.
그의 유해는 7일 오전 양지공원을 거쳐 그가 평생을 일군 삶터였던 김녕미로공원에서 추도식 후 안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