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비(白碑)
백비(白碑)
  • 김창윤 서부농업기술센터
  • 승인 2018.04.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3월부터 6주간 지방자치인재개발원에서 5급 승진리더 교육을 이수했다. 전국 310여 명의 승진 의결자들이 한 곳에 모여 리더로서의 소양을 갖기 위한 교육이다. 주 내용은 중앙과 지방자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공공 갈등 관리 해결방안, 지방재정, 행정법 등 리더가 알아야할 소양 교육이었다.

이외에 직무 수행을 위한 분임 과제 연구와 발표, 역량 교육, 미디어 이해, 정치, 외교, 역사, 인문, 청렴에 대한 교육과 사회 봉사활동 등에 대한 내용이다.

교육 첫날 입교식을 마치고 국립 임실호국원을 참배해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의 숭고한 뜻을 기리며, 이 자리에 있기까지 도와준 모든 분들에게도 감사함을 표하면서 새로운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이 되었다.현장 학습에는 강원도 평창 동계 패럴림픽 아이스하키 경기를 응원하면서 정상인보다 더 높은 그들의 열정을 배웠다.

교육 기간 중 아직도 나의 마음에 남아있는 특별한 곳이 있었는데, 교육 5주차 청렴현장 학습을 위해 방문한 전라남도 장성군이었다.

장성군은 예로부터 장성에 와서는 학문을 자랑하지 말라(文不如長城)고 하여 학문을 숭상하는 선비고장으로써 자존감이 대단한 곳이라는 문화해설사의 소개가 있었다.

이 중에서도 조선시대 판서(현재 장관급 직위)로 재직했던 박수량 선생의 ‘백비(白碑)’는 청렴을 상징하는 비석으로 유명하다.

백비(白碑)란 말 그대로 비석에 비문(碑文)이 없음을 뜻한다.

백비의 주인공 박수량 선생은 장성 출신으로 중종부터 문종까지 39년간 관직을 역임하면서 청렴함을 몸소 실천하신 분으로 명종 1년 1546년에 청백리로 뽑아 백성의 귀감으로 삼았다.

특히 선생은 명종 9년에 세상을 떠나면서 “묘를 크게 쓰지 말고 비석도 세우지 말라”고 유언하셨다. 명종은 그의 청렴함에 탄복하여 서해안에서 비석용 돌을 하사하면서, 선생의 뜻이 훼손될까 염려하여 비문이 없는 백비로 세우도록 명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번 리더 교육에서 배운 박수량 선생 백비에 남아있는 높고 고귀한 청렴 정신을 앞으로 남은 공직생활에 지표로 삼고 살아가겠다고 다짐하고 조동화씨의 시 ‘나하나 꽃피어’처럼 전 공직자에 퍼지길 희망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