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공유한 4·3의 메시지
영화로 공유한 4·3의 메시지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8.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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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영화예술센터, 4·3미술제 연계 영화 12편 상영
18일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오후 3시 메가박스

한반도의 12배가 넘는 넓은 영토를 기반으로 목축업과 농업을 발달시키며 세계 수위의 국력을 자랑했던 아르헨티나는 1970년대 집권한 군사정권의 실책으로 몰락의 길을 걷는다.

1980년대 라울 알폰신 대통령의 당선으로 군사정치의 틀은 벗어났지만 불안정한 정권 교체, 거듭되는 노조의 파업, 통화·환율정책의 실패로 국민들의 삶은 나날이 피폐해진다.

치솟는 물가로 빈민이 된 국민들의 삶은 다큐멘터리 ‘사회적 학살’(2003, 페르난도 E. 솔라나스 감독)에서 잘 나타난다. 이 다큐는 전쟁 상황도 아닌 평화 시에 유례없는 사회경제적 몰락을 겪은 아르헨티나를 조명하며, 특히 이런 재앙을 불러온 구조적 문제를 해부했다.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 제주영상문화예술센터가 제주4·3미술제 ‘기억을 벼리다’ 연계 행사의 일환으로 제주4·3미술제 안혜경 예술감독이 추천한 영화 12편을 지난 3일부터 18일까지 화~토요일 오후 3시에 상영하고 있다.

총 12편의 영화는 ‘분쟁과 상처’ ‘사회적 정의’ ‘예술가의 신념’ 등을 다룬 영상물로, 제주4·3이 그랬듯 사회구조적 요인이 개인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놓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내용들이 다수 포함됐다.

첫 날인 지난 3일, 어린 시절 겪은 전쟁의 공포를 극복하며 폭력과 전쟁에 찌든 세상을 날카롭고 치밀하게 풍자한 천재 아티스트 토미 웅거러의 이야기를 상영한 데 이어 ‘포크의 여왕 존 바에즈’ ‘존 레논 컨피덴셜’ ‘제네시스:세상의 소금’ ‘트럼보’ 등이 관객과 조우했다. 18일 오후 3시에는 자유를 위해 청춘을 바친 두 형제의 엇갈린 선택을 그린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2006, 켄 로치 감독)이 메가박스 제주에서 상영된다.

안혜경 감독은 “17일 선보인 다큐 ‘사회적 학살’은 자원이 풍부한 부국 아르헨티나가 무능하고 부패한 정권과 그 수반에 의해 어떻게 빈국으로 추락했는지를 보여준다”며 “이번 미술제와 연계해 상영된 영화들은 예술가든 아니든 내 일상을 둘러싼 사회의 문제들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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