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와 천문 연관성 짚어 낸 ‘탐라왕국’ 발간

‘탐라’는 별나라를 추구했던 왕국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언론인 출신의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 강문규 전 소장은 최근 제주학연구센터 제주학총서 32권으로 ‘일곱 개의 별과 달을 품은 탐라왕국’을 발간했다.
강 전 소장은 이번 책에서 ‘신증동국여승람’을 비롯한 20여종의 고문헌과 고지도, 사진 등에 언급되고 있는 칠성도 기록을 토대로 탐라왕국의 정치체제와 종교, 문화 등을 별과 연관해 해석했다.
그는 칠성도는 삼을라 집단이 5세기 이전 탐라개국 무렵에 북두칠성의 형태로 일도, 이도, 삼도의 7곳에 쌓았다고 봤다. 칠성도는 세 고을의 경계표시이면서 탐라의 정치체제와 칠성신앙을 확산하기 위한 이념의 구축물이라고 봤다.
특히 우주를 의미하는 원형의 성곽 안에 칠성도(일곱 별)와 월대(달)를 분산 배치함으로써, 탐라도성은 우주의 모형인 ‘별나라’로 설계했다고 유추했다. 탐라왕의 호칭 성주(星主)도 ‘별나라의 국주(國主)’라고 해석했다.
이 책은 별 문화가 제주섬 곳곳에 짙게 깔려 있다는 점을 계속해 환기한다.
한라산은 운한(雲漢), 즉 은하수를 어루어만지거나 끌어당길 수 있는 산이라는 뜻이며, 한라산의 ‘선작지왓’에는 백록담을 북극성으로 설정한 일곱개의 칠성대를 지금도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1960~1970년대 집집마다 뒤뜰에 모시던 칠성단(칠성눌)은 탐라시대부터 신앙해 온 ‘칠성신앙’을 가정에서 모셨던 장소이며, ‘제주큰굿’에 나타난 별에 관한 화소와 여러 자료를 볼 때 제주큰굿은 ‘탐라국제’ 또는 ‘탐라큰굿’의 잔영이라고도 추정했다.
강 전 소장은 “이 같은 칠성도에 관한 여러 기록과 전래되는 민속문화를 종합적으로 볼 때 탐라는 별나라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베일에 가려진 탐라역사와 문화에 대한 재조명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총 394쪽의 책은 △탐라국과 칠성대 △탐라의 별 문화 △일곱 별과 달을 품은 탐라도성으로 구성됐다.
서문에는 저자가 기자로 근무하던 1991년 우연히 한 노인으로부터 별 이야기를 듣고 탐라와 별의 연관성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한그루·2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