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4·3의 한(恨)을 위무하다
‘굿’ 4·3의 한(恨)을 위무하다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8.0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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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원상생굿, 9일부터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 앞
당일 굿서 70주년 올해 1주일로 확대 오는 15일까지

4·3 생존 피해자와 고령의 유가족을 위무하는 해원상생굿이 집전된다.

해원상생굿은 추정 희생자 3만 명 중 공식적으로 신고 된 1만4000여명의 신위를 올려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동시에 살아남은 자들의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한 것으로, 제주민예총이 2002년부터 다랑쉬 해원상생굿을 시작으로 매년 4·3 학살터를 찾아 벌여온 현장위령제다.

그러나 올해는 4·3 70주년을 맞아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와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주관하면서 당일 굿을 1주일로 확대한다. 

이에따라 올해 해원상생굿은 제주도지정문화재 제13호인 ‘제주큰굿’을 전승하고 있는 제주큰굿보존회가 맡아 9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 앞에서 진행된다.

첫날 굿의 맨 처음 제차인 ‘초감제’와 마지막 영혼을 떠나보내는 제차인 ‘도진’까지 1주일동안 벌이는 해원상생의 큰굿은 2일차(10일)에서 6일차(14일)까지 당시의 각 읍면별로 묶어서 이뤄진다.

굿은 시왕맞이, 초감제, 영가질치기로 나눠진다. 시왕맞이는 영혼이 저승의 좋은 곳으로 가도록 기원하는 굿이며, 초감제는 굿하는 날짜와 장소, 굿 하는 사연을 신에게 고하고 군문을 열어 신이 하강하는 길의 사(邪)를 쫒는 의식이다. 영가질치기는 저승길을 치워 닦아 차사와 영혼을 맞아들이고, 망인의 심회를 말하는 ‘영개울림’을 들은 뒤, 저승의 열두 문을 열어 영혼을 위무하여 저승으로 보내는 행사다. 

행사 기간 부대행사도 다채롭다. 첫날인 9일 오전에는 굿 시작전 제주춤예술원이 ‘사월의 진혼-숨 쉬는 기억’이라는 제목으로 진혼무 공연을 선보인다.

‘옛날사진관’ 프로젝트도 진행된다. 고승욱, 박정근, 박선영 작가가 유족의 사진을 찍고 유족들이 고인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함께 기록한다. 향후 이 자료는 책으로 묶인다. 희망 유가족은 행사장 부스에서 현장 접수하면 된다.

그밖에 동백꽃 소품 만들기와 진혼무에 사용된 소품을 전시하는 부스가 운영된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잔치국수와 김밥이 점심으로 무료 제공된다. 따뜻한 차와 다과, 굿 음식 나누기도 이뤄진다.

행사 기간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제주시 공설운동장체육회관과 서귀포시 서귀중앙여중 앞에서 매일 오전 9시 버스가 출발하고 귀가차량은 매일 오후 6시에 제주4·3평화공원에서 출발한다.

제주문화예술재단 박경훈 이사장은 “제주민중들은 굿을 통해 삶의 억울함과 마음의 상처를 보듬어왔고, 4·3 유족들의 삶을 위로해주는 유일한 문화 역시 굿이었다”며 “70주년을 맞아 많은 도민과 관광객들이 해원상생굿에 함께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의=064-800-9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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