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손질 없이 제주만 도입 ‘실효성 있나’
대입 손질 없이 제주만 도입 ‘실효성 있나’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8.0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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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제주교육 어젠다] (2) IB교육과정 제주도입
▲ 지난 1월 제주도교육청에서 'IB교육과정 제주교육 적용방안 연구' 용역 중간보고회가 열리고 있다. 제주도교육청 제공

李 교육감, ‘평가 신뢰성 담보’ 위해 IB 도입 결정
인증 신청 동시 적용 가능한 초·중과정은 내년부터
인증 필요한 고교는 2022년 고교학점제와 동시추진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노스런던컬리지에잇스쿨 제주(NLCS)나 브랭섬홀아시아 등 제주 국제학교에서 시행중인 IB교육과정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석문 제주 교육감은 지난 해 11월, ‘2017 제주교육국제심포지엄’의 방향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2015개정교육과정의 정확한 수업 모형이 없어 평가 내실화에 어려움이 크다”면서 IB 제주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처음 밝혔다. 

도교육청은 이 해 제주교육국제심포지엄의 주제를 ‘평가 혁신으로 미래를 새롭게!’로 정하고, IB교육과정을 주요하게 다뤘다.

IB(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는 스위스 비영리교육기관에서 1968년 개발한 교육과정이다. 고교 과정의 경우 총 6개 교과인데 어떤 교과를 심화과목으로 택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진로를 준비할 수 있다. 전 과목 논·서술형 평가체계다. 전 세계 4800여개 학교에서 도입했다. 현재 IB본부가 인증한 언어는 영어, 불어, 스페인어, 일본어다.

제주도교육청은 초·중학교의 경우 오는 하반기 시범학교 공모 후 2019학년도 3월부터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IB본부의 인증을 받은 후에만 수업이 가능한 고교의 경우 2019년부터 인증 신청을 시작해 2022년, 정부의 고교학점제 시행과 더불어 도내 읍면지역 일반고부터 본격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 같은 도교육청의 구상에는 과제와 우려가 뒤따른다. 

우선, 교육현장의 인식이 낮다. 교사는 물론 학생과 학부모들이 IB 체제를 알지 못 하는 상황에서의 급격한 추진은 IB체제의 효과를 낮출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대학들이 IB 이수생들을 위한 구체적인 입시제도를 마련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불이익이 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제주교육국제심포지엄에 초대된 일본 이쿠코 츠보야 뉴우에루 IB일본대사는 제주도입과 관련한 선행돼야 할 것으로 ‘대학과 교사’를 꼽았다.

최근 완료된 ‘IB교육과정 및 평가제도의 제주교육 적용방안 연구’ 용역(교육과혁신연구소 수행)에서도 IB에 관한 인식 공유 작업과 대입전형 손질이 제주 도입의 중요 과제로 제시됐다. 

용역진들은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IB를 공교육에 접목한 일본의 경우 국가적 차원에서 오랜기간 IB본부와 우호적 관계를 지속하며 IB교육과정 안내서를 번역해 학교장과 교사, 학생, 학부모들에게 지속적으로 안내해왔다”며 “제주에서도 IB에 대해 막연하게 홍보하기보다 IB의 실제 시험 문제나 교차 채점과정을 보여주는 등의 실무적 자료 제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용역진은 또, “국내 대학들이 IB 이수자 입학 전형을 개발하거나 수능최저등급을 요구하지 않는 전형을 확대하지 않을 경우 국내 일반고교에서 IB교육이 확산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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