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4·16]
6일부터 단원고 희생자 261인 기억 육필시 전시 개최
안도현·도종환 등 시인 37명 한명한명의 삶과 꿈 시로
개막식엔 유가족·작가 등 참석…오는 18일까지 제주전
꾸밀 줄도 몰랐고
무얼 사달라고 할 줄도 몰랐던 너는
2년이나 같은 신발을 신고 다녔지
그런 너에게 수학여행 3일전
바지 두 벌과 반팔 티셔츠에 카디건 하나
그리고 새 신발 한 켤레를 사주었어네가 바다에서 돌아오던 날
캐리어도 휴대전화도 신발도 사라지고 없었지현관에 남겨진 밑창 닳은 신발을 끌어안고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
좀 더 일찍 사줄걸
좀 더 많이 사랑해 줄 걸신발이라도 신고 나왔으면
조금은 덜 슬펐을까
엄마 마음은 이렇게 아픈데
너는 어쩌면 이렇게 말했을 지도 몰라
괜찮아, 새 신발도 신어 봤잖아. 그럼 됐지, 뭐너는 그런 딸이었으니까
언제나 마음씨 고운 내 딸이었으니까’(박일환 시인, 단원고 2-9반 진윤희 기억시 ‘돌아오지 않은 신발’)

제주로 수학여행을 오던 중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단원고 학생들. 생을 더 피우지 못 하고 바다에 가라앉아버린 이들 261인의 삶과 꿈을 기억하는 ‘단원고의 별들, 기억과 만나다’전이 오는 6일부터 18일까지 제주학생문화원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4·16 가족협의회와 4·16 기억저장소가 공동 주최하는 것으로 전국 순회 전시의 제주지역 순서다.
전시장에는 안도현·도종환 등 교육문예창작회 시인 37명이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61인 한 명 한 명의 삶과 꿈을 글씨로 쓴 시 261편이 내걸린다.
‘돌아오지 않은 신발’ ‘이름을 불러주세요’ ‘장미 꽃잎차 향기는 세상에 퍼지고’ 등 각각의 시는 별이 된 단원고 학생들의 실제 사연을 바탕으로 집필됐다.
6일 오전 10시 제주학생문화원 전시실에서 열리는 개막식에는 ㈔4·16 가족협의회 이지성(故김도언 어머니) 소장을 비롯해 양옥자(故허재강 어머니), 성시경(故김혜선 어머니), 문연옥(故이태민 어머니), 윤명순(故한고운 어머니) 운영위원과 교육문예창작회 김태철 작가가 참석한다.
성시경 회원과 김태철 작가는 이 자리에서 기억 육필시를 낭송할 예정이다.
개막식에는 이석문 제주 교육감과 도교육청 팀장 이상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아이들을 추모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세월호 희생자의 삶을 시의 언어로 승화한 육필시 전시를 통해 안전하고 희망이 있는 교육을 실현하는 지혜가 모색되길 바란다”며“세월호를 기억하는 많은 도민들이 참석해 이들을 기억해주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문의=064-710-04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