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폭력 진상 제대로 밝혀 희생자 명예 회복”
“국가폭력 진상 제대로 밝혀 희생자 명예 회복”
  • 박민호 기자
  • 승인 2018.0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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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70주년 4·3희생자추념식 참석
“4·3의 진실 어떤 세력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역대 대통령 최초로 위패봉안실 등 방문 헌화
▲ 제70주년 4.3 추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묵렴하고 있다. 박민호 기자

“국가폭력으로 말미암은 그 모든 고통과 노력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다시 한 번 깊이 사죄드린다.” 문재인 대통령이 4·3희생자와 유족, 도민들에게 머리를 숙였다.

제70주년 4·3희생자추념식이 3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렸다. 이날 추념식에는 지난 2006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12년 만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해 그 의미를 더했다.

추념식 시작에 앞서 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행방불명인 표석 및 위패봉안실에 방문해 동백꽃과 술을 올렸다. 이어 추념식 최초로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이 함께 헌화 및 분향을 진행했다.

▲ 제70주년 4.3 추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분향하고 있다. 박민호 기자

이날 4·3당시 아버지가 총살당하고, 큰 오빠가 행방불명된 유족 이숙영(75)씨는 무대에 올라 어머님을 그리는 편지글을 낭독했다. 이씨는 “외롭고 고단한 삶을 살다 가신 어머니. 이 땅에 진정한 평화가 찾아오는 날 마디마디 맺힌 한을 풀어놓으시고 편히 잠드십시오”라고 전했다.

이씨가 시를 읽어내려가는 동안 김정숙 여사 등 참석자들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제주에 이주한 가수 이효리는 작곡가 김형석의 피아노 연주와 함께 추모 시를 낭독했으며, 가수 이은미는 ‘찔레꽃’을 부르며 유족들을 위로했다. 행사의 마지마은 ‘잠들지 않는 남도’ 합창이 이뤄졌다. 4·3 유족 50명으로 구성된 합창단이 제주도립·시립합창단과 함께 이 곡을 불렀고, 문 대통령을 비롯한 참석자들도 노래를 함께 따라 불렀다. 노래가 나오는 동안 유족들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지난 2000년 김대중 정부가 4·3진상규명특별법을 제정했고 고 노무현 대통령은 처음으로 4·3의 국가 책임에 대해 사과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4·3의 진실은 어떤 세력도 부정할 수 없는 분명한 역사의 사실로 자리를 잡았다”며 “국가권력이 가한 폭력의 진상을 제대로 밝혀 희생된 분들의 억울함을 풀고 명예를 회복하도록 하겠다”는 약속 했다.

4·3의 완전한 해결과 유족들에 대한 배·보상 문제도 정부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문 대통령령은 “유족들과 생존희생자들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조치를 하고 배·보상과 국가트라우마센터 건립 등 입법 사항은 국회와 협의하며 유해발굴도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며 “4·3의 완전한 해결이야말로 제주도민과 국민 모두가 바라는 화해와 통합, 평화와 인권의 확고한 밑받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제70주년 4.3 추념식에 참석한 도민들이 헌화. 분향하고 있다. 박민호 기자

문 대통령은 “여러분이 4·3을 잊지 않았고 여러분과 함께 아파한 분들이 있어 오늘 우리는 침묵의 세월을 딛고 이렇게 모일 수 있었다”며 “혼신의 힘을 다해 4·3의 통한과 고통, 진실을 알려온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 제주도민들께 대통령으로서 깊은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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