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종합전형을 중심으로 한 수시모집 비율이 높았던 서울지역 주요 대학들이 2020학년도에는 정시모집을 늘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각 대학은 이달 초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할 2020학년도 입학전형계획을 확정한다.
수시모집에 대한 학생·학부모 신뢰도가 낮은 데다 교육당국이 최근 급격하게 줄어든 정시모집 비중을 늘리고 수시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 기준을 완화·폐지하는 것을 독려하는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는 앞서 지난 1일 2020학년도 입시에서 수시모집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완전 폐지하고 정시모집 인원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동국대의 경우 정시모집 전형 비율을 늘리고 수능 최저학력 기준은 완화한다.
성균관대는 정시모집은 늘리되 최저학력 기준은 일단 유지하기로 했다. 성대는 계획대로 정시 선발을 확대하면 2020학년도 정시 비중은 19% 정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려대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정하지 않았다. 교육부가 고대 측에 ‘정시 비율을 확대할 수 있느냐’고 문의해 이를 계속 논의 중이다.
현행 정시모집 인원 비율이 29% 정도인 경희대는 최근 교육부의 정책 방향을 반영해 정시 확대를 검토하면서도 급격한 변화의 파급력 때문에 고민 중이다.
이처럼 일부 대학들이 정시모집 비중을 축소하면서 학종전형을 중심으로 한 수시모집 증가세는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은 2016학년도에 전체 모집인원의 67%가량을 수시모집으로 뽑았지만 2019학년도에는 76%를 수시로 선발한다. 이에 따라 정시모집 비율은 20%대 초반까지 줄었다.
학생·학부모들은 수시모집이 경제적으로 풍족한 환경에서 부모 도움이나 사교육을 통해 ‘만들어진’ 학생에게 유리한 전형이라며 수능을 중심으로 한 정시모집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부도 최근 각 대학에 정시모집 확대 여부를 문의하는 등 수시모집 증가세에 제동을 걸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금껏 수시모집 확대를 독려해 온 교육부가 갑자기 정책 기조를 바꾸면서 교육현장의 혼란이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