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순위 1위 공화국
자살순위 1위 공화국
  • 제주타임스
  • 승인 2005.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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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자살률이 통계청이 발표한 “2004년 사망원인 통계결과”에 따르면 세계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OECD 회원국 중 자살률 높은 문화를 가진 헝가리, 일본, 핀란드, 미국 등을 크게 앞질러 인구 10만명당 24명이며  전체 자살자 중 60대 이상 자살자가 28%로 제일 높고 그다음으로는 20~30대이다.
원인이 무엇인가 곰곰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사는 국가가 살기 힘든 나라가 되어가고 있는 것일까.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과 각박한 경쟁사회의 외로움과 고독, 부자들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이  죽음을 생각하게 만들었으리라. 이런 현실을 뒤집어 보면, 요즘사회를 풍자하는 이태백, 삼팔선, 사오정, 오륙도 등도 자살자들의 한 많은 생을 마감하는데 영향이 되었으리라. 이런 경우라면 자살이 아니라 타살인 것이다. 살인범은 사회인 것이다.

중국의 명나라 사상가 이지(李贄. 1527-1602)의 분서(焚書)라는 책의 완역본에 죽음을 다섯 가지로 분류해 놓았다. 주군을 위해 충성을 다하다 힘에 부쳐 맞게 되는 죽음, 전쟁에 싸우다 맞는 죽음, 굴복하지 않다가 맞는 죽음, 충성을 다하다 모함을 당해 맞이한 죽음, 고명을 성취한 뒤 당하는 죽음 등이다. 하나같이 비명  횡사의 죽음이지만 이 사상가의 생각은 보통 사람들과는 다르다.
지혜로운 자는 죽음을 택할 때 위 다섯 가지 중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열이 차이는 있을망정  모두가 의미있는 죽음이기 때문이란다.  병상에서 천수를 다하고 죽는 죽음은 가치가 없는 죽음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공자 앞에서 문자를 쓰는 격이지만 값어치 있는 죽음은 자연의 섭리대로 천수를 다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지켜보는 가운데 이승에서 다 못한 것들을 부탁하면서 초연히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값어치 있는 죽음으로 생각이 된다. 사람은 촛불과 같이 태어나면서 한순간도 쉬지 않고 종점으로 타가는 것이라고 하지만 죽음에 대해 두렵고 서럽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불가에서 말하는 억천만겁 중에 하나의 인연으로 이 세상에 태어나서 하늘의 주신 명을  다하지 못하고 생활이 버거워서, 의식주가 해결 안 되어서, 병원비가 없어서, 다른 사회적 압력에 눌려서, 저세상으로 가는 자들의 암울한 현실을, 가는 자들에게 맺힌 한을, 맺힌 매듭을 풀어드릴 말이 없을 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고 가슴이 맺힌다.

삶에는 죽음이  필연으로 따른 것이라 하지만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으며 죽음이 서럽고 슬프지 않은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  여건, 환경이 어려워 죽음을 택하는 사람들이 생기는 현실에 대하여 우리는 반성하고 다시 한번 공동적인 삶을 생각해야 한다. 반성은 위정자를 비롯해 5천만 모든 생존한 국민의 몫이다. 우리 모두 집착을 버리자. 우리 모두 이들의 죽음을 슬퍼하자, 죽음만은 피할 수 있는 사회는 불가능 한 것인가. 자살만은 없는 사회조성에 힘을 모으고 팔을 걷어 부치자. 옛날부터 통치는 치산치수, 민심이 천심이라고 하였다 . 치산치수는 지금의 도시계획추진으로 상하수도 등 생활터전이고, 민심이 천심은 백성의 마음을 우선 한다는 것이었을 것이다. 이런 것은 통치에 대한  백성의 기본권이다. 이것이 안 된다면 비난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삶의  버거워 생을 포기하려는 자가 있다면 사람은 살아 있는 한,  모든 일을 새롭게 시작 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시라고 말하고 싶다.
자살을 결행하기 전, 이미 먼저 가버린 가까운 초상(初喪)을  생각하면서  자신의 내부에서 고동치는 소리를  들으십시오. 이런 말이 들릴 것입니다. “이미 죽어버린 자와 넌 확실히 달라,  산사람은 지금이라도  다시 새롭게 시작 할 수 있지 않니!” 이 새로운 시작이 어떤 결정체가 되어 아름답게 빛날지는 자신에게 달려 있는 것이다. 치열한 자기극복과 속찬 성장은 그 누구의 그럴듯한  조언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   찬   집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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