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소멸’ 입장과 배치 당내 반대 목소리도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선거연대’라는 극약 처방을 꺼내들면서 당 소속의 유일한 현역 광역단체장인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붙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모양새다.
안철수 바른정당 인재영입위원장이 원 지사와의 면담 요청에 이어, 유 공동대표가 당론까지 거스른 선거연대라는 승부수를 띄우면서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6·13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한 명이 아쉬운 바른미래당에서는 출마 시 당선 가능성이 높은 원 지사의 잔류가 절실하다. 그러나 원 지사를 설득할 명분이 없는 처지다.
원 지사는 지난달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자유한국당은 절대로 가지 않겠다. 꽃도 한철인데 시간이 무한정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선 제주4·3사건 70주년은 치러놓고 날을 잡아야 하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또한 “지방선거에서는 2등은 없다. 야당의 건강한 견제 역량이 작동을해야 한다. 야당의 연대라는 것은 특정 후보가 유리한 구도를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걱정하고, 국민들이 바라는 국정운영의 견제 축으로써 야당 연대는 국민에 대한 예의이고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일대일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로, 최종 결정을 위한 데드라인까지 제시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에 유 공동대표가 즉각적으로 반응을 한 것도 이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유 대표는 지난달 29일 대구 MH 컨벤션웨딩홀에서 개최된 대구시당 개편대회에서 “몇 가지 장애물을 넘어야 할 게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여기서 결론적으로 그걸(보수연대) 하겠다고 말은 못 드리지만, 원 지사나 안철수 위원장을 생각하면 제 마음은 열려 있는 상태”라며 한국당과의 선거연대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최근까지만 하더라도 바른미래당은 지방선거 목표를 ‘자유한국당 소멸’로 제시했던 만큼, 당내 반대 목소리가 높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바른미래당의 현역 제주도의원 전원이 탈당했고, 합당 전 바른정당 창당 당원들도 대부분 바른미래당에 남아있지 않다 보니 원 지사가 무소속 출마에 힘이 실리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번 제70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에 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참석할 예정인 가운데, 원 지사와 어떤 말을 주고받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