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제주박물관 2017 상설도록 발간
제주의 어제와 오늘 시대별 유물 중심으로 편성
옹기, 석상, 무속신앙 등 고유 생활문화도 게재
제주는 180만년전부터 10만년전까지 여러 차례에 걸친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졌다. 빙하기를 거치는 동안 제주는 한반도와 연결돼 있었는데, 제주시 애월읍 빌레못동굴에서 발견된 갈색곰, 대륙사슴, 큰 노루 등 추운 기후에서 살았던 동물뼈가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한다.
1만여년전 빙하기가 끝나고 바다의 수면이 높아지면서 제주는 섬이 됐다. 날씨가 따뜻해졌다. 제주시 고산리, 오등동, 김녕리, 서귀포시 강정동 등지에서는 이 시기, 후기 구석기 전통을 지닌 간도끼, 갈돌, 갈판, 숫돌 등이 출토돼 당시 새로운 신석기 문화가 제주에서 시작되었음을 보여준다.

제주 사람들은 점차 큰 마을을 이루어갔다. 민무늬토기를 제작해 사용했고, 조개껍질를 이용해 장신구를 만들었다. 특정 계층은 청동기와 같은 위세품을 소유했다. 제주시 삼양동과 용담동에서 이 같은 청동기 시대 큰 마을 유적이 발견된다.
한반도에서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가 고대 국가로 성장하는 시기, 제주에서는 탐라국이 세워졌다. 제주전역에 대규모 마을이 들어서고, 지배자의 무덤이 등장한다. 탐라시대 후기가 되면 탐라는 백제, 신라, 일본, 당 등 외부세계에 알려지며 활발한 해상활동을 전개하는데, 이는 탐라 전기유적에 비해 후기유적이 해안지대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것에서 유추할 수 있다. 고내리식 토기가 대표적이다.
국립제주박물관(관장 김종만)이 2017년 상설도록 ‘국립제주박물관’을 발간했다.
책은 제주의 자연적 형성 과정을 설명한 1장을 시작으로 제주섬에 사람이 처음 등장한 구석기,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의 넓은 평원에서 수만점의 유굴이 발견된 신석기 시대를 거쳐 섬마을이 발전하는 청동기 시대로 이어진다. 그 뒤로 탐라국의 형성, 불교문화가 발달하고 대몽항쟁이 있었던 고려시대 제주, 절해고도 조선시대 제주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마지막 장에는 옹기, 생활도구, 석상, 무속신앙 등 제주섬 사람들의 구체적인 삶의 현장을 살펴볼 수 있는 제주 고유의 생활문화가 유물 사진을 중심으로 실렸다.
김종만 관장은 “2001년 제주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자료와 정보를 수집, 보존, 연구한다는 사명을 안고 세워진 제주박물관이 2009년 리모델링 후 2017년 상설전시 코너를 세롭게 구성하면서 전시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상설전시도록 ‘국립제주박물관’을 펴내게 되었다”며 “제주를 기억하고 싶은 이들에게 제주문화를 이해하는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고 출간 소회를 밝혔다.
311쪽, 3만5000원. 문의=064-720-8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