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실정 맞는 자치모형 정립부터
지역 실정 맞는 자치모형 정립부터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8.0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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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제주교육 어젠다] (1)교육자치
‘일반 자치 강화가 곧 교육 자치 강화’ 의미는 아니
현정부 구체적 약속 없어…정치·입법 대응 필요해
▲ 국회입법조사처 이덕난 입법조사연구관이 지난 23일 도교육청 대회의실에서 '지방분권자치 추진에 따른 제주교육자치의 방향'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문정임 기자

정부의 지방분권 움직임과 80여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진보 이석문 제주교육감의 집권 마지막해를 맞아 제주교육이 변곡점을 맞고 있다. 도민들의 올바른 여론 형성과 선택에 도움을 주고자 2018년 제주교육의 주요 의제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정부가 지방분권을 위한 개헌 작업을 추진하면서 지방분권의 한 축인 교육자치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교육자치의 개념이 광범위한데다 일반자치와 교육자치의 형태에 대한 시각이 여러 갈래이기 때문에 지방자치 강화가 곧장 교육자치 강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결국 가속화되는 지방분권 논의 속에서 각 지역에 맞는 교육자치 모형에 대한 고민도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정부가 지방분권을 골자로 한 헌법 개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21일 청와대가 발표한 헌법 개정안은 법제처 심사를 거쳐 오늘(26일) 국회에 제출된다. 

대통령 발의 안에 제주가 원했던 ‘특별지방정부’ 설치 근거는 빠졌지만, 제주도는 여러 채널을 통해 제주지역 입장을 전달하고 제주특별법 제도개선을 통해 앞으로도 자치권 강화 작업을 계속 벌여나가게 된다.    

이런 가운데 많은 교육 전문가들은 일반자치의 강화가 곧 교육자치의 강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지금 형태의 교육자치 역시 불안한 지위라고 대안 마련을 주문하고 있다.

우선 ‘교육자치’의 개념이 모호하다. 먼저, 일반자치가 교육 자치를 포괄해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지자체와 지역교육청이 현재처럼 분리되지 않고, 지자체 속에 교육국이 존재하는 방식이 한 예다. 행정안전부와 대부분의 지자체, 여당 내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견지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지역 교육청은 재원 발굴 요소가 적고, 지자체와 통합시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꾀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 주장의 근거다. 

다른 일각에서는 교육 자치를 선거를 통해 선출된 교육감의 권한 강화로 이해한다. 반면 또 다른 측면에서는 교육자치가 교육청의 존재 형태나 교육감의 선출 방식과 상관없이, 일선 학교의 장과 교사, 학생 등 학교 구성원들이 스스로 결정하는 범위가 확대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최근 제주를 찾은 이덕난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연구관은 지난 23일 제주도교육청 대회의실에서 가진 ‘지방분권자치 추진에 따른 제주교육자치의 방향’ 강연에서 문재인 대통령 공약에 ‘지방분권’은 있어도 ‘교육자치 강화’에 대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공약 중 ‘초·중교육을 시도교육청 및 단위학교로 이양하는 방식의 교육부 기능 개편’과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 설치’가 실제 이뤄지더라도 교육자치 확대에 직접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그는 “(2006년 도입된)교육감 직선제도는 법률 개정만으로 언제든 바꿀 수 있고, 반면 헌법재판소는 ‘지방교육자치는 민주주의, 지방자치, 교육자주라는 세 가지 헌법적 가치를 골고루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실제 정부의 개헌 및 지방자치분권 추진에 맞춰 2017년 행정안전부가 작성한 ‘지방자치분권 5년 밑그림’에도 ‘시도교육청 및 단위학교에 유아·초·중등 교육권한을 이양하고, 시도(지자체)-교육청 간 협력을 강화하며 일반자치와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는 전국에서 일률적으로 이뤄지는 교육감·교육의원 직선제를 지자체가 조례를 통해 결정할 수 있도록 위임해줄 것을 주장함으로써, 현행 교육자치의 형태에 변화를 주창하고 있다. 

교육 관계자들은 “정부가 지방분권은 약속했지만, 지방분권 안에서 교육 자치를 어떻게 실현할 지는 언급하지 않았다”며 “때문에 제주를 포함한 전국 지역 시민들은 각 실정에 맞는 교육자치의 모형을 먼저 구체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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