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27 주민투표를 통해 제주도 전체를 하나의 광역단체로 삼고 제주시와 북제주군을, 서귀포시와 남제주군을 하나로 묶는 혁신안이 확정되면서 도민들은 '지방의회' 구성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내년부터 당장 실시되는 '지방의원 유급제'와 함께 특별자치도의회가 갖는 위상이 현역 도의원을 비롯해 기초의원, 정치 지망생 등에게 '매력'으로 다가선 탓이다.
또한 당장 기초자치단체가 없어지는 마당에 '각 마을별' 현안을 이전보다 처지지 않게 도정에 반영할 방안이 있어야 한다는 당위성도 곁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행자부가 지난 12일 국회에 제출한 '제주도 행정체제와 특례 등에 관한 법률'을 보면 소선거구제. 도의원 정수 상한 36명. 선거구 상한선 30개. 비례대표 20% 등이다.
여기에 국무총리실 제주특별자치도추진위원회가 확정 의결한 기본계획은 교육감 및 교육위원 직선제, 교육위원회의 도의회 일원화 등을 담았다.
교육위원회를 특별상임위원회로 바꾼다는 이 구상에 의하면 도의원 선거와 별도로 전문성을 가진 교육위원 1/2 이상 포함을 산정했다.
상임위가 8명으로 꾸려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교육위원수는 4명으로 현재의 7명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들게 된다.
이 둘을 합칠 경우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다.
반면 교육감 및 교육위원 임기가 도지사 및 도의원 임기와 일치하지 않는 탓에 이들 계획에 따른 완전한 원 구성은 2010년쯤 가능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구성을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
행자부가 결정한 상한선이내에서 의원정수를 정하고 지역구를 획정하는 문제는 제주도가 조례로 위임을 받을 전망이다.
하지만 도내 정가는 말 그대로 '백가쟁명(百家爭鳴)식' 의견을 제시하는 실정이다.
한나라당이 느긋한 편이다.
현역 도지사와 3개 시. 군의 기초단체장, 과반수 이상의 도의원들이 당 소속이라는 현실과 함께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사실상 '특별자치도의회 구성'에 별 다른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다.
소선거구제. 중선거구제에 할 것 없이 '도의회를 장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소산이라는 것이 정가의 해석이다.
국회의원 3명을 배출했지만 지방 정가에서 야당에 밀리는 열린 우리당은 '비례대표 30%'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정협의 과정에서 행자부안이 관철됐다는 후문으로 현재 19명 도의원 중 3명만 당 소속이라는 절박함이 걸음을 바쁘게 했다.
민주노동당은 18일 성명을 낼 정도로 민감하다.
인구편차면에서 행자부 특례안은 평등선거 위반이라며 지적했고 비례대표를 30%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선거구제일 경우 1등 당선자를 내야 한다는 부담감과 전체 득표수에 비해 '의원배출이 너무 적다'는 아픔에 대한 결과물이라는 해석이다.
이와 함께 최근 회복세를 보이는 민주당은 소선구제 채택에 따른 지역별 후보 선정에 열을 올리는 모습으로 내년 지방선거가 당 재기와 관련해 분기점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각 당별 입장이 사뭇 달라 제주도가 의원정수 등을 결정하고 지역구를 쪼개자 할 경우 또 한번의 '의견수렴' 과정에서 잡음이 불거질 공산이 크다.
더욱이 도내 교육계가 교육위의 도의회 소속 및 교육위원 정수 감축안에 반발할 것이 뻔해 지면서 늦어도 올해 말까지 이를 마무리해야 할 제주도가 얼마나 '협상력'을 발휘, 원만히 해결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떠오르는 형편이다.
▲의정활동 무엇이 달라지나.
전국적인 공통사항으로 분류되지만 의원에게 지급되는 각종 경비의 종류. 금액을 의정비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조례로 결정하게 된다.
지방의회 회기. 총일수도 조례로 자율 결정한다.
일반직은 현행을 유지하는 반면 전문위원을 비롯해 별정직, 기능직에 대한 인사권이 의장에게 주어진다.
의회 주변을 떠돌았던 '의회직렬 신설', 즉 의회직 공무원과 행정직 공무원을 나누고 모든 의회 소속 공직자의 인사권을 의장에게 일임하는 안은 일단 무시됐다.
유급 보좌관이라도 두고 지방의원들에게 '일하라고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을 '정책자문위원제' 도입으로 대신했다.
현재 상임위별로 1명인 전문위원제를 계약직이나 별정직 채용을 통해 2~3명씩 추가로 배치, 의원활동을 돕게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