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아 줄기세포 세계 첫 특허…박세필 박사
배아 줄기세포 세계 첫 특허…박세필 박사
  • 정흥남 기자
  • 승인 2005.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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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大 연구실서 '기반' 다져

불임치료를 위해 쓴 뒤 남아 버려지는 냉동 배반포기배아를 이용해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어 세계 최초로 미국에서 특허를 취득해 국내외 학계를 놀라게 한 주인공이 제주대학교 실험실에서 4년간 축산학과 번식학 실험실에서 밤샘했던 학생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제주대학교는 18일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 박세필 박사팀이 냉동 배반포기배아를 이용해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기술이 올해 7월 미국 특허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학계에서 박 박사 연구팀이‘줄기세포 스타’인 황우석 교수보다 먼저 미국 특허를 획득해 황 박사팀의 실적에 버금가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박 박사와 제주의 인연은 박 박사가 1979년 제주대학교 축산학과에 입학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박 박사는 제주대학에 입학한 뒤 4년간 당시 김중계 교수(현 제주대 명예교수)의 번식학 실험실에서 한우 난자를 이용한 번식 실험을 했던 학생.
박 박사는 이후 1983년 제주대를 졸업한 뒤 건국대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 현재 마리아 생명공학연구소에서 배아줄기 세포를 연구하고 있다.
박 박사가 주축이 된 마리아생명공학연구팀은 2001년 냉동 배아를 이용,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 국제 특허 출원을 신청한 뒤 4년 만에 특허를 받았다.
배아줄기세포 관련 미국 특허는 미국 위스콘신대 연구팀과 호주-싱가포르 공동 연구팀이 각각 초기 냉동배아 및 신선배아를 이용해 배아줄기세포를 만든 것이 있으며 이번이 3번째다. 그러나 수정 후 4, 5일이 지난 냉동 배반포기배아를 이용한 기술로는 세계 최초다.

황우석 서울대 교수팀도 체세포 복제를 통한 배아줄기세포주 확립 방법에 대해 지난해 미국에 특허 신청을 했으나 심사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아직 특허가 나오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수정된 지 5년이 지나 폐기 처분될 냉동 잔여 배반포기배아를 활용한 것이어서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둘러싼 윤리적 논란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학계는 내다보고 있다.
박 박사는 “이 기술을 응용하면 심근경색, 뇌중풍(뇌졸중), 파킨슨병 등 난치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면서“현재 척수신경이 손상되거나 뇌중풍에 걸린 동물에 대한 실험에서는 치료 성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는 의원급으로는 국내 첫 시험관 아기를 탄생시킨 불임치료 전문 마리아병원에서 운영하는 연구소다.
한편 박 박사는 지난해 제주대학에서 후배 동문들을 위해 ‘동물유정공학 및 실습’에 대한 강의를 하기도 했다.

△냉동 잔여 배반포기(胚盤胞期)배아

배반포기배아는 수정된 지 4, 5일 된 배아를 말한다. 시험관 아기 시술에 사용되지 않고 냉동 상태로 5년 이상 보관한 것을 냉동잔여 배반포기배아라고 한다. 내부 세포 덩어리만 떼어내 배양하면 배아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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