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차원 높아진 들불축제 시작
안전·환경·생활문제 해결도 최선
제주의 봄볕이 따스하다. 붉은 홍매화는 이미 만개했고 곶자왈 숲에선 복수초·변산바람·노루귀·중의무릇 등 야생화가 피어나고 있다. 연일 몰아치던 폭설 뒤에 맞는 봄볕이 사방에 번지고 봄소식이 바다를 건널 차비를 하고 있다.
제주의 봄소식 전령은 다름 아닌 제주들불축제다. 내달 1일부터 4일까지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에서 제주들불축제가 열린다.
소와 말을 방목하던 곳에 양질의 새 풀을 돋아나게 하고 진드기 등 해충을 구제하기 위해 불을 놓았던 ‘방애’라는 옛 제주의 목축문화에서 비롯됐다. 이제 제주들불축제는 한 해의 무사안녕과 만사형통, 소원을 기원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제주시는 올해로 21회째 맞는 제주들불축제를 통해 세계인의 화합과 평화, 새 희망을 전국으로 전파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는 예전과 달리 한 차원 높게 준비하고 있다.
우선 제주들불축제의 정체성을 확실히 하기 위해 ‘제주들불축제 유래비’를 이번 축제기간에 세운다. 유래에는 화산섬 제주의 불의 신성성과 제주문명의 탄생 의미를 더하게 된다. 그동안 들불축제의 유래를 쉽게 접할 수 없었기에 뿌리 마련 차원에서 사계절 관광지로 각광받는 새별오름 들불축제 광장에 유래비를 세우는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 통합이후 제주들불축제를 밝힐 불씨는 탐라개국의 성지인 삼성혈에서 채화하고 있다. 올해 불씨는 제주 대표 축제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전도 봉송길에 오른다.
불씨는 오는 1일 채화돼 제주시청에 안치됐다가 이튿날 제주도를 한 바퀴 돌아 새별오름에 이르게 된다. 특히 올해 불씨는 내달 9~18일 평창에서 개최될 장애인동계올림픽 성화의 불꽃으로 채화돼 3일 서귀포시 및 제주시 성화봉송을 거쳐 9일까지 8일간 전국 5개 시·도 800명의 주자의 봉송 후 평창에서 다시 합화돼 타오를 예정이어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제주들불축제는 2015년부터 연속 4회 정부지정 우수축제, 2016년부터 연속 3회 대한민국 축제 콘텐츠 대상에 선정된 명실공히 대한민국 대표축제다. 이제 세계인들로부터 사랑받는 글로벌 축제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제주신화와 연계한 스토리텔링과 제주어 문양으로 축제의 모든 사인물을 디자인하며, 정낭과 소원길 조성, 방사탑 모형의 불씨 안치대를 새롭게 선보인다. 축제의 질을 높이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공모했다.
올해 들불축제는 제주다움의 정체성 있는 축제를 완성하고, 보다 일찍 보다 넓게 즐기는 축제, 구석구석 품격 있는 축제장, 참가자 모두가 함께하는 축제, 장애인과 노인, 노약자들이 편의 제고하는 축제로 치른다. 축제를 빛나게 할 프로그램도 더욱 풍성하게 준비했다.
제주시는 3월 제주들불축제가 끝나면 4·3 70주년의 의미를 담아 4월 제주도민체육대회도 준비한다. 또 지방선거에 따른 법정사무 준비에도 만전을 기울여 나가게 된다.
매년 중국에서 떠밀려와 제주해역을 오염시키며 문제가 되고 있는 괭생이모자반 처리 대책도 수립하고 있다. 기후 온난화의 많은 현상들이 문제로 나타나면서 행정 역시 환경과 안전에 대한 인식을 높여가고 있다.
이와 함께 지속적인 인구 증가에 따른 문제도 계속되고 있다. 쓰레기·교통·공동체 변화, 각종 사건사고 등으로부터 자유로운 제주를 만들기 위한 행정의 선도적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시민의 협조 없이는 안전한 제주, 꿈과 희망이 있는 제주는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다.
점점 개인화되고 단절되어가는 문화를 서로 ‘수눌고’ 상부상조하는 전통 제주공동체 회복을 통해 이루어 내야할 것이다. 혼자의 편리와 편안함이 또 다른 시민에게 피해를 입히고 사회전체에 영향을 미쳐 제주의 아름다운 이미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서로 협력해야 한다. 살기 좋고 아름다운 지속가능한 제주를 위해 시민 모두가 함께 힘을 보탤 수 있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