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모두 123만3432명. 전년도 360만2770명과 비교하면 절반은커녕 34% 수준에 그쳤다. 외국인 관광객의 급감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범죄는 좀처럼 줄지 않아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제주지방경찰청이 도내 외사치안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외국인 범죄 피의자는 644명으로 전년도 649명에 비해 단 5명만 줄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 관광객이 65.8% 급감한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범죄가 큰 폭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 발생한 외국인 범죄 유형은 살인 1건을 비롯해 강도 4건, 강간 및 추행 6건, 절도 67건, 폭력 121건으로 집계됐다. 이른바 5대 범죄는 16% 감소했지만 사기와 횡령 등 지능 범죄는 오히려 37.3%나 증가했다. 교통사범 또한 전년 대비 6.5%가 늘었다.
특히 2016년 고작 4명에 불과하던 신용카드 위조사범은 2017년엔 15명으로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범죄 피의자를 국적별로 보면 중국인이 67.7%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인(4%)과 미국인(2.8%) 순이었다.
이 같은 현실은 뭔가 크게 잘못됐다는 것을 뜻한다. 무비자 입국을 빌미로 외국인 범죄자들이 제주로 몰리거나, 아니면 불법 체류자에 의한 범죄 가능성 등이다. 그 이유야 어떻든 이는 근본적인 치안에 구멍이 생겼다는 의미다.
글로벌 시대에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수도 없다. 문제는 이들로 인해 도민들의 불안감이 더 이상 가중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제주경찰이 새로운 각오로 외사치안에 좀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