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한파속 신명나는 봄맞이 축제로 진행











한해 도민들의 무사안녕과 풍요를 비는 2018 무술년 탐라국 입춘굿이 2~4일 제주시청과 목관아 일대에서 개최됐다.
대설 경보와 주의보가 번갈아내린 지난 주말, 극강의 입춘 한파 속에서도 많은 시민들이 가족단위로 행사 현장을 찾아 새해 소원을 빌고 새 봄을 경축했다.
제주시가 주최하고 제주민예총(이사장 강정효)이 주관한 탐라국 입춘굿은 2일 오전 도내 주요 관청과 제주공항·제주국제여객터미널 등 제주의 관문을 도는 ‘춘경문굿’으로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오후에는 농경신 자청비에게 풍요를 기원하는 세경제와 입춘거리굿, 광장거리굿, 항아리를 깨뜨려 액운을 내보내는 사리살성, 나무로 소를 만들어 고사를 지내는 낭쉐코사가 관덕정 마당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해가 질 무렵엔 춘등점화를 통해 기원의 불이 밝아올랐다.
3일에는 칠성굿과 입춘휘호를 비롯해, 박하재홍이 청년들의 소망을 랩으로 표현한 ‘랩으로! 봄을 여는 이야기’, 제주의 일과 놀이를 노래판굿으로 꾸민 ‘우리할망넨 영 살앗수다’, 제주어로 노래하는 뚜럼브라더스 등의 공연이 펼쳐졌다.
입춘인 4일에는 한라산 영실기암을 중심으로 제주 전역에 흩어져 있는 제주 1만8천 신들을 청해 들이는 초감제와, 제주 전승 탈굿놀이인 입춘탈굿놀이, 낭쉐를 몰며 농사를 짓는 과정을 시연하는 낭쉐몰이 등이 이어졌다.
3~4일에는 부대행사를 즐기려는 관광객과 도민들의 행렬이 잇따랐다. 국수를 삶는 김과 기름진 음식 냄새가 행사장에 온기를 더한 가운데 소원지 쓰기, 춘등 만들기, 입춘 춘첩쓰기, 떡메치기, 얼굴그리기, 판화찍기 등 다양한 체험활동이 이뤄졌다. 이번 행사는 ‘신명, 그 아름다운 하나됨을 위하여’를 주제로 마련됐다.
탐라국 시대부터 이어져 온 입춘굿은 일제의 문화말살 정책으로 단절됐다가 1999년 복원됐다. 이후 매년 입춘을 즈음한 주말에 제주의 대표 봄맞이 민속축제로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