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1일 29명의 사망자를 낸 충북 제천의 스포츠센터 화재 사고를 시작으로 지난 26일 39명의 목숨을 빼앗은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까지 전국이 화재의 공포에 떨고 있다.
특히 지난 20일 10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시 종로구 종로5가에 위치한 서울장여관에서 일어난 방화 화재는 월세방으로 운영되는 여관이 많은 제주에서도 관심이 가는 사건이다.
서울장여관은 50년이 넘은 오래된 건물임에도 스프링클러도 설치되어 있지 않은 점, 대피로가 전혀 없는 건물 내부, 소방차가 진입하기 좁은 길, 늦은 시간이라 숙박객들이 자고 있었던 탓에 인명 피해가 컸다.
최근 몇 년간 제주지역은 건설경기 호황으로 일용직 노동자들이 많이 유입됐고 이들 대부분은 여관의 월세방에서 거주하는 상황이다.

29일 취재를 위해 월세방 여관이 많이 몰려있는 제주시내의 한 지역을 찾았다. 여관 내 소방시설과 대피로 등을 확인하기 위해 다수의 여관주인에게 취재를 요청했지만 여관 관계자들은 최근 전국적으로 일어난 화재 사건들로 인한 사회적인 분위기 때문인지 관련 내용들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구시가지에 위치한 월세방 여관들은 대부분 이면도로에 위치해 있고, 좁은 길 한편으로 자동차들이 주차돼있어 화재 발생 시 소방차의 진입이 어려워 보였다. 또한 화재 발생 시 여관방의 창문이 작아 성인이 탈출하기에는 좁아 보였다.
월세방 여관을 수년째 운영하고 있는 한 여관 주인은 “이곳은 저렴하고 오래 묶을 수 있는 숙소를 찾는 50~60대의 일용직 건설 노동자들이 대다수로 월세방을 끊어 거주하고 있다”며 “몇 년 전부터 일반 관광객들은 펜션이나 호텔을 찾고 일반 여관들은 대부분 월세방으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