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만덕’ 전회 매진 기록하며 가능성 확인
뮤지컬 ‘만덕’ 전회 매진 기록하며 가능성 확인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8.0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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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냥·나눔·도전정신 제주 정체성 잘 살렸다는 평가
실존 인물 타당성 있는 스토리로 관객 공감 극대화
▲ 뮤지컬 만덕에서 만덕이 열연하고 있다. 제주시 제공

제주시(시장 고경실)가 7억 원을 투입해 18세기 제주의 실존 인물 김만덕의 도전정신과 선행을 극화한 뮤지컬 ‘만덕’이 지난 26일 저녁 제주아트센터에서 초연됐다.

김덕남(연출), 한아름(작가), 장소영(음악) 등 이름난 제작진이 대거 참여한 뮤지컬 만덕은 제주출신 배우이자 강변가요제 수상자 출신인 문희경과 뮤지컬 터줏대감 남경주가 주연을 맡아 28일까지 모두 다섯 차례 선보였다. 1200석의 좌석은 전회 모두 매진이었다.

공연은 전반적으로 제주의 정체성인 조냥과 나눔의 정신을 잘 살렸다는 평가다. 만덕의 일대기가 어느 정도 알려져 있는데다 어린 시절부터 중년까지 한 여인의 일대기를 보여주는 구성이라는 점에서 자칫 진부할 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막이 오른 뮤지컬 만덕은 도전정신과 인내, 핏줄에 대한 그리움, 이웃에 대한 사람으로서의 도리 등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희로애락을 무리 없이 풀어냄으로써 관객들의 공감을 끄집어내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좁은 무대는 포구와 돌담을 연상케 하는 경사면을 사이에 두고 앞뒤 양 방향을 입적으로 활용했다. 바다, 람, 구름, 달빛 등 현장감을 돋보이게 할 장치들을 시각 영상으로 대체해 무대의 활용도와 장면 몰입도를 높였다.

“사람으로 태어났으니 함께 살아야 하네” 등 극 중 익숙한 리듬을 타고 반복된 대사는, 한아름 작가가 배우들의 입을 통해 관객들에게 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종국엔 ‘나눔의 정신’에 있음을 드러낸다.

배우들의 제주어 사용도 크게 어색하지 않았다. 주연 문희경과, 만덕의 질곡한 삶을 예견하는 매인심방 김난희, 상단대표 강륜석, 뱃사람 김성건 등 제주출신 배우들이 제주어의 호흡과 리듬을 살려 장면의 사실감을 높였다.

아쉬운 점도 눈에 띄었다. 극 중 만덕은 나이에 따라 어린 만덕(최민정)에서 기녀시기의 만덕(오소연), 기녀의 신분으로 머리를 올린 뒤 양인이 된 만덕(문희경)으로 세 차례 인물이 바뀌는데, 반면 만덕과 연모의 정을 나누는 대행수(남경주)나 만덕의 소꼽친구 경(장우수)은 같은 인물이 연기를 이어가면서 공연 타임이 지날수록 남녀 배우간 나이 차에 간극이 느껴졌다.

또, 부모를 잃고 자신도 따라 목숨을 끊겠다던 소녀 김만덕이 “살아야 사람이지”라는 친구 경의 말을 듣고 이내 마음을 고쳐먹는 장면은 화면 전환이 너무 빨라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뮤지컬 만덕은 조·주연 배우들의 오랜 내공와 하모니, 앙상블의 멋진 군무와 합창에 힘입어 두 시간이 훌쩍 넘는 러닝타임이 지루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제주시 현여순 문화예술과장은 “초연 공연의 일부 미비점을 보완해 한층 더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상설 공연의 기반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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