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가능성 희박…방제선 전진 배치 대응”
지난 14일 중국 동부해상에서 침몰한 이란 유조선 상치호에서 유출된 기름으로 인한 오염 해양수가 머지않아 제주도 해안까지 위협할 것이라는 예측 결과가 나오자 제주도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영국 국립해양학센터(NOC)가 사우스햄튼대학과 공동으로 동아시아 해류의 3개월간 흐름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오염 해양수가 쿠로시오 해류를 타고 한달내에 일본 동해안에 도달하고, 3월 중순 무렵에는 제주 바다에 광범위하게 퍼질 것으로 예상했다.
국립해양학센터는 상치호에서 유출된 기름으로 인한 오염수로 인해 한국과 일본의 주요 어장과 해양생태계가 심각한 영향을 우려했다.
콘덴세이트유(응축유) 13만6000t과 연료유인 벙커C유 1000t을 싣고 있던 상치호는 지난 14일 중국과 한국, 일본 사이의 동중국해 해상에서 화물선과 충돌해 폭발과 함께 침몰됐다. 이 사로로 32명의 선원이 실종됐으며 유출된 기름으로 해양이 오염되고 있다.
이 센터의 카티아 포포바 박사는 “강한 해류에서 기름유출이 발생하면 상대적으로 빠르게 더 멀리 오염지역이 퍼지게 된다”며 “기름유출은 해양 환경과 연해 어민들에게 재앙적인 결과를 가져온다”고 전했다.
이 같은 예측결과에 따라 상치호 기름유출이 한국 주변의 어장과 생태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제주도 관계자는 “지금의 해류 자체는 바뀌지 않는다. 40여일 이후면 제주 연안에 온다면 독성 영향이 클 것이다. 당장 마을 어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소라나 전복 등은 2월부터 체취가 가능하지만, 봄부터 채취가 가능한 톳이나 우뭇가사리는 포기해야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정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방제가 어렵다. 지방차원의 대응보다는 국가차원에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해양수산부는 국내 연안에 대한 오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우리나라 연안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판단된다. 다만,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국내 연안의 해수채취 분석, 수산물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주도 연안으로 이동할 경우를 대비해 해경 및 해양환경관리공단의 방제선을 전진 배치하는 등 긴급 대응 태세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