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덕은 이웃과 나누고 살아온 제주인의 정체성”
“만덕은 이웃과 나누고 살아온 제주인의 정체성”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8.0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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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예술로 만나는 의녀 김만덕]
(상) ‘뮤지컬 만덕’ 탄생의 의미

‘뮤지컬 만덕’ 주최 고경실 제주시장 인터뷰
“우리의 공동체 정신, 문화예술로 널리 알릴 것”

불우했던 어린 시절의 결핍을 자산삼아 성장과 선행의 길을 걸어간 의녀 김만덕. 역사 속 미담으로만 전해오던 만덕의 삶이 오는 26일 뮤지컬로 재탄생한다.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한 제주대표 문화콘텐츠의 활용 의미와 뮤지컬 제작의 뒷이야기를 세 차례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주>

▲ 고경실 제주시장
▲ 최근 열린 뮤지컬 만덕 제작발표회의 모습.

뮤지컬 만덕 초연을 3일 앞두고 만난 고경실 제주시장은 “‘만덕’은 단순한 위인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이웃의 아픔에 공감하고 내 것을 털어 이웃을 돕는 것은 우리 선조들이 살아오면서 늘상 보여줬던 조냥정신과 수눌음정신”이라며 “만덕이라는 인물을 통해 나눔의 문화가 제주의 공동체적 정신임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제주시는 뮤지컬 제작에 7억 원을 들였다. 일각에서는 행정이 관 주도로 문화사업을 발주하는 것에 우려를 표했지만, 고 시장은 “이것이야말로 문화행정의 과제”라고 단언한다.

고 시장은 “제주시청과 도청 문화국장으로 7년간 근무하면서 제주의 정체성을 담은 콘텐츠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며 “민간이 하기 어려운 일에 행정이 물꼬를 터주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제주의 정체성을 담은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강조하며 아쉬워했다.

“학교에서는 제주민요보다 클래식을 교육하고, 곳곳에 예술 공간은 계속 세워지지만 콘텐츠에 대한 투자는 균형 있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관광객이 많이 오고 이주민이 늘어날수록 제주시민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보여줄 수 있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제주시는 뮤지컬 공연 후 ‘만덕’ 콘텐츠를 제주의 대표 상설 문화예술상품으로 만들어나간다는 계획이다.

고 시장은 “뮤지컬 틀을 매해 발전시켜 종국에는 배우와 제작을 모두 제주 사람이 맡았으면 한다”며 “오직 제주에서만 관람할 수 있는 대표 공연으로 업그레이드 시켜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도민들이 “우리에게 어울리는 위인을 다시 봐야한다”는 제안도 건넸다.

“신사임당이 위대하다고 하지만 전 재산을 털어 이웃을 돕는 위인은 어디에서도 찾기 어렵다”며 “만덕 할망이 문화예술의 옷을 입고 널리 알려진다면 언젠가 새로운 화폐에 얼굴을 드러낼 날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드러냈다.

아울러 고 시장은 만덕이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이를 밑거름 삼아 더 큰 성장과 선행을 일궈냈다는 점에 착안, 도내 어려움에 처한 아이들을 위한 사업에도 동참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제주인의 조냥정신과 수늘음 정신, 도전정신을 담아낸 ‘뮤지컬 만덕’은 오는 26~28일 3일간 제주아트센터에서 다섯 차례 공연한다.

고 시장은 “뮤지컬은 음악과 연극이 있는 현대판 마당놀이와 같아, 오페라보다 친근하고 재미있다”며 “많은 시민들이 18세기에 살았던 제주 위인 만덕 할머니를 만나러 간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공연장을 찾아달라”고 초대의 말을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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