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 핵심 테마”…투기성 변질 우려도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화폐 투자 열기가 열풍을 넘어 광풍으로 번지고 있다.
한 구인구직업체 설문결과 직장인 10명 중 3명은 비트코인 및 블록체인에 투자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로 국내에 사설 거래소 객장이 등장하는 등 국내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 열풍이 뜨겁다.

가상화폐 거래업체인 빗썸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4일 88만원이었던 비트코인은 올해 1월 6일 2500만원까지 올라 1년 만에 약 30배 가까이 치솟았다. 이로 인해 유행에 민감하고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익숙한 20~30대 위주로 ‘대박’을 노리고 무작정 뛰어드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가상화폐 투자를 유일한 흙수저 탈출법으로 여기며 휴대폰과 모니터 앞에 앉아 밤을 지새우는 ‘비트코인 좀비’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이런 광풍에 지난 11일 법무부가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계획을 밝히자 이날 비트코인은 한때 1400만원 가까이 폭락하는 등 아직까지는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핀테크와 더불어 4차산업의 대표주자인 가상화폐는 거래 정보를 참여자들이 나눠 보관하는 블록체인 기술이 핵심이며, 이는 기존의 중앙집중 방식보다 보안성과 투명성이 높고 비용이 낮은 것이 장점이다. 암호를 사용해 새로운 코인을 생성하거나 거래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비트코인(BTC)·이더리움(ETH)·리플(XRP) 등이 있다.

지난 주말 찾은 제주시에 위치한 가상화폐 투자컨설팅 업체의 관계자는 “제주지역은 다른 지역과 달리 젊은 층 보다 50~60대의 투자자들이 많다”며 교회헌금 및 거지들도 전자화폐를 사용한다는 덴마크를 예로 들며 “4차산업 투자에 있어 우리나라는 OECD 꼴지로 결국에는 선진국을 따라가겠지만 그들보다 뒤쳐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증권업계 전문가는 “요즘 고객들이 주식에서 돈을 빼 코인을 산다”며 가상화폐 붐이 투자가 아닌 투기로 이어질까 우려를 나타냈다.
실제 한국은 전세계 가상화폐 시세 기준에서도 제외됐다. 코인마켓캡은 지난 8일 ‘한국의 시세가 다른 나라에 비해 격차가 커 가격 산정에서 제외한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국내에서 2000만원대에 거래되는 비트코인의 해외평균 시세는 1500만원으로 500만원 가량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재무과학연구소의 엄진성 소장은 “가상화폐 투자 광풍을 잠재우려 정부에서는 여러 규제를 통해 막을 수 있겠지만 블록체인 기술은 막을 수 없는 대세이고 4차산업의 핵심 테마가 될 것이다”며 “맹목적인 투기가 아닌 투자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