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을 동시에 비판하면서도 “누구와 손잡고 함께 할 것인지 고민하겠다”고 밝혀 그의 정치적 거취 결정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원희룡 지사가 향후 거취에 대해 여운을 남긴 가운데, 한국당과 바른정당 지도부가 오는 19일 일제히 제주도를 찾아 직접 원 지사를 설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남경필 경남도지사가 탈당한데 이어 원 지사까지 탈당 가능성이 제기되자 19일 1박 2일 일정으로 제주도 워크숍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원 지사에게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날 홍준표 한국당 대표도 같은 날 전국 시·도당 순회 신년인사회 마지막 일정으로 제주도를 찾아 6월 지방선거에서 필승 결의를 다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홍 대표는 지난 11일 청주에서 열린 충북도당 신년인사회 인사말을 통해 “(남 지사 외에도) 또 한 분의 광역단체장이 올 준비를 하고 있다”며 원 지사의 복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국당은 인재영입에 차질을 빚으면서 6개 광역자치단체장 사수 목표달성이 어려워지자 복당파에도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고 있다.
6·13 지방선거의 판도를 좌우할 야권발(發) 정계개편 중심에 서있는 원 지사는 급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원 지사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현재 한국당의 모습이 제대로 국정의 중심을 잡아주고 제대로 견제 역할과 보수정치의 중심으로서 평가를 할 수 있겠느냐는 부분에서 한참 멀었다”면서도 “만약에 복당을 한다면 어떠한 힘과 내용을 가지고 당을 바꿔나갈 건지에 대한 분명한 생각과 방안을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간 통합에 대해서는 “그동안 정치의 과정이나 추구했던 공통점도 있겠지만, 다른 점도 많다. 앞으로 어떤 정치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치적 진로선택을 놓고 장고 중인 원 지사는 “단순히 유·불리에 따라 당을 오가는 정치를 해선 안된다”며 ‘대의명분’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도지사 후보와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야권 도지사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에는 공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달 19일 제주를 방문하는 한국당과 바른정당 지도부가 어떤 내용을 전달할지에 따라 원 지사의 당적도 어느정도 윤각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