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봉호 선생 청년 시절 애월읍 금성리서 첫 예배모임 가져
제주시에서 서쪽으로 30여분. 막힌 도로가 한산해질 때 쯤 곽지해수욕장을 지나 우편의 사잇길을 따라 가다보면 번잡한 도로와는 또 다른 공간을 마주하게 된다. 전봇대에 곳곳이 걸려 바람에 흔들리는 보라색 리본들이 이곳이 순례길 임을 직감케 해준다.
제주시 애월읍에 위치한 금성교회로부터 시작되는 ‘순종의 길’(1코스)은 독립운동을 하다 옥사한 애국지사 조봉호 선생의 신앙과 정신, 체취를 느낄 수 있고 제주 4‧3의 비극 속에서 순교한 제주출신 첫 목사 이도종 목사의 생가에서 그의 어린 시절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순례길을 걷다보면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보면서 창조의 섭리를 묵상하고, 척박한 땅에서 살아온 제주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해준다.
1코스인 순종의 길은 금성교회를 시작해 옛 금성교회터, 이도종 목사와 조봉호 선생의 옛 생가를 지나 귀덕해안도로, 한수리 해안, 한림교회, 협재교회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고난과 핍박에도 굴하지 않고 묵묵히 그리고 또 꾸준히 믿음의 씨앗을 뿌렸던 신앙의 선진들을 만날 수 있는 길이다.
이 곳에는 제주의 첫 예배 인도자로 알려진 조봉호 선생의 생가가 위치해 있다. 이기풍 목사가 제주에 입도해 목사가 인도하는 예배를 드리기 1년 전 서쪽 바닷가 마을 금성리에서 젊은 청년이 주도한 기도모임이 있었다. 그 젊은 청년이 바로 조봉호 선생이며 독립운동가 이기도 했던 조봉호 선생은 3‧1 운동 때 옥사했다.
첫 예배처소인 교인 양석봉의 집이 있던 첫 기도처도 만나볼 수 있다. 1907년 3월부터 1909년 9월 셋째주까지 이곳을 기도처로 삼았다. 조봉호 선생과 함께 이곳에서 기도하던 8명으로부터 금성교회가 시작됐다.
금성교회에서 나와 일주서로 건너로 보이는 주유소를 끼고 금성리노인복지관으로 가는 길을 따라가다 보면 첫 번째 제주 출신 목사인 이도종 목사의 생가도 만나볼 수 있다.
이도종 목사는 아버지의 핍박에도 굴하지 않고 믿음으르 지키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예수를 믿기 시작했다. 평양에 있는 숭실학교에 입학한 이도종 목사는 여러 신학문을 배운 후 평양신학교에서 공부한 후 제주로 내려와 여러 지역에서 목회를 하던중 안타깝게 4‧3의 비극 속에 순교를 하게 된다.
‘순종의 길’은 이렇게 척박한 제주 땅에 뿌려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전파된 길을 따라 묵상하며 걷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