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에 내린 폭설로 제주섬 전체가 꽁꽁 얼면서 대중교통이 위력을 발휘했다. 11일 주요 도로가 빙판길로 변하자 많은 도민들이 자가용 대신 버스를 이용했다.
출근 시간대의 만원버스 뿐만 아니라, 다소 시간이 지났음에도 평소보다 많은 승객들이 버스를 이용했다.
버스 운전기사는 “평일 이 시간(오전 9시 20분경)대에는 승객들이 한산하다. 보통 병원 치료를 받으러 다니는 노인분들이 대다수다. 젊은 사람들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버스를 이용한 한 여성 승객은 “평소에는 자가용을 이용하지만, 오늘 날씨 관계로 버스를 이용했다. 마음도 몸도 더 편하다”고 말했다.
버스는 평소와 같이 막힘없이 운행됐다. 반면 자가용의 경우 빙판길에서 미끄러지는 모습도 수시로 목격됐다.
자가용을 이용해서 출근했다는 이모(37)씨는 “오늘 오전 5시 30분에 귀덕에서 출발해 신제주를 넘어오는데 2시간 반이나 걸렸다. 운행 중 빙판길에 미끄러져 사고가 난 뻔했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하귀에서 신제주까지 운행 시간도 1시간 30분이 소요됐다. 출근시간대임을 감안하더라도 빙판길로 인해 거북이 운행을 한 탓에 평소보다 2배 이상 시간이 지체된 것이다.
30대 여성 조모씨는 “빙판길 사고가 날까봐 신경을 곤두세우다 보니 몸과 정신이 피곤하다. 이럴 줄 알았다면 버스를 이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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