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자금배분 왜곡 우려 지적
도내 예금은행의 여ㆍ수신 단기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자금배분을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예금은행의 장기여신인 시설자금대출 비중은 2000년 1월 36.9%에서 지난 6월 23.9%까지 하락했다.
이는 경기회복 지연에 따른 기업의 설비투자 부진 등으로 장기시설자금보다는 단기운전자금에 수요가 집중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시설자금과 운전자금 대출금리의 차는 1.76%에서 0.31%까지 축소됐다.
또한 외환위기 이후 금융기관의 위험회피 경향에 따른 장기여신 기피 등도 여신 단기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예금은행의 수신도 단기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말 현재 요구불예금 등 단기성수신이 총수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5%로 4년 전보다 5.2%포인트 높아졌다.
이처럼 예금은행의 여ㆍ수신이 단기화되면서 문제는 금융자금이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생산부문으로 유입되지 않고 부동산 등 투기자금으로 유입, 자산가격에 거품이 발생하는 등 자원배분을 왜곡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또 장단기 금리체계 왜곡 등을 초래, 금융시장의 효율성을 저하시킬 우려도 있다.
한은은 이에 기업의 시설투자에 대한 각종 규제완화, 세제 및 금융지원 확대 등을 통해 장기여신 수요를 창출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은행도 안정성 위주의 담보대출관행에서 벗어나 장기시설투자자금 대출을 확대하는 한편 다양한 장기수신 상품 개발 등을 통해 수신자금의 장기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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