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어는 인간 삶(문화)의 총화(總和)라고 한다. 언어는 곧 문화의 출발이고 과정이며 결과라는 이야기이다. 이는 우리의 삶 모든 것이 언어에 의해 시작되고 이루어지게 된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로부터 자연스럽게 우리의 삶과 문화, 환경과 어우러지면서 언어를 터득하게 된다. 즉, 언어는 우리의 삶 속에서 조기교육의 형태로 거부감 없이 사회화 과정을 거치면서 체득된다고 할 수 있다.
‘조기교육’은 취학 전 어린이에게 가장 필요하고 적합한 교육을 적시에 제공한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또한 취학 후의 학습과 연계해서 고려되어야 한다.
조기교육의 가장 큰 목표는 어린이의 언어발달이다. 학자들은 2~6세 아동들의 표현과 이해력을 포함한 언어발달이 조기교육의 주요한 과업이라고 소개한다. 따라서 체계적으로 아동의 언어발달과 또 이를 통한 지능개발을 꾀하는 것이 조기교육인 것이다.
그래서 외국어 조기교육은 필요한 일이다. 다만, 학부모들의 교육열풍으로 수백만원에 달하는 영어유치원이나 해외 조기 유학 등의 과열현상이 나타나 조기교육에 대한 부정적 시각들이 부각되고 있다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
지난 연말 교육부가 올해부터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영어수업 금지 정책을 내놓자 학부모들 사이에 찬반 논란이 뜨거웠다. 정부 방침에 반대하는 이유는 사교육 문제로,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영어수업을 받지 못하면 학원이나 학습지 등 사교육에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들이 나왔다.
그럼에도 교육부는 유치원 및 어린이집의 방과 후 영어수업을 금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이달 중으로 구체적인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교육의 양극화 문제해결이 새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영어조기교육 금지 정책으로 인하여 ‘교육 불평등’의 대물림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외국어 조기교육의 필요성을 아는 학부모들 일부 계층에서 월 200만원이 넘는 영어유치원이나 외국 연수를 시키게 되는 것도 그렇지만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이나 중산층은 몇 만원에 영어교육을 시킬 수 있는 기회마저 박탈당하게 됨을 심각하게 걱정하는 것이다.
아이의 미래를 어른들의 논리로 결정해서는 안된다. 이는 교육정책이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할 두뇌 발달과 문화이해능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생후 20개월이면 모국어와 외국어 동시 습득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미국 프린스턴대학의 국제연구팀이 영어와 프랑스어 2개 국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실험을 한 결과다.
연구에 따르면 유아기부터 두 언어 사이를 오고 가며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고, 이중언어 환경에 있는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인지능력이 높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이 연구결과는 두 개의 언어사용으로 혼란스럽고 어느 언어 하나도 제대로 습득하지 못할 것이라는 항간의 걱정이 말 그대로 걱정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외국어 조기교육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언어는 인간 삶의 총화이다. 그래서 외국어 공부는 어휘력을 풍부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자연과 문화에 대한 이해력과 논리력을 높이는 것이다.
외국어 조기교육을 통하여 다른 교과학습에 도움이 되고 기본학습능력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외국의 언어, 문화, 관습을 올바로 이해하고 편협하지 않은 가치관 형성에 기여하게 된다. 다만, 명심해야 할 것은 개인별 발달단계에 맞는 진짜 조기교육이 되어야 한다.
외국어 조기교육은 결국 공교육이 책임져야 할 문제이다. 공교육의 외국어 조기교육에 대한 사고의 전환과 투자를 적극 확대해야 한다.
더구나 세계화의 경쟁력을 위해서도 외국어 조기교육은 이 시점에서 꼭 필요한 일이다. 교육은 언제나 아이들의 미래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