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하는 제주 하나 되는 제주”
“함께 하는 제주 하나 되는 제주”
  • 김철웅
  • 승인 2018.0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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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매일 2018년 무술년 화두
올해 70주년 4·3에 ‘마침표’ 찍어야
개발·강정·2공항 갈등도 진행형

대척점의 사람들 모두 ‘제주인’
지역 위하되 차이는 가치의 방점
큰 이해로 화합하는 한 해 기원

 

인간의 삶은 갈등의 연속이다. 타인은 물론 자신과도 갈등이다. 오늘은 어느 걸 입을까와 점심 메뉴 등 모든 선택에는 ‘갈등’이 뒤따른다. 이러한 사람들이 모인 사회에서 갈등은 어쩌면 당연하다. 갈등이 모여 사건이 되고 역사가 된다. 제주 역시 예외가 아니다.

먼저 4·3사건이다. 70년이 지났음에도 ‘완전 해결’은 아직이다. 2000년1월 4·3특별법 공포에 이어 2003년10월 노무현 대통령이 4·3을 공식 사과하자 유족들은 오랜 세월 가슴 속으로 삼켜야만 했던 눈물을 쏟아내며 ‘완전 해결’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그렇게 되는 듯도 했다.

그러나 2008년 이명박에 이은 2013년 박근혜의 ‘이명박근혜’ 보수정권 9년간 4·3의 시계는 사실상 멈춰서고 말았다. 그래도 ‘촛불혁명’ 이후 지난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며 기대가 다시 모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4·3 발발 70주년이어서 더욱 그러하다.

이젠 4·3 갈등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시간이 없다. 피해자는 물론 유가족들도 하나 둘 떠나고 있다. 70년간 품고 살아온 한을 영원히 풀어주지 못한 채 그들을 보낼 수는 없다.

화해와 상생이란 4·3의 평화정신에 피해자와 가해자, 진보와 보수 모두에서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희망도 보인다. 사실 그들 모두 피해자들이다. 역사의 큰 흐름 속에서 서 있던 곳이 ‘산사람’이고 ‘군경’이었을 뿐이다.

1990년대 초 제주에 몰아친 ‘관광 열풍’으로 개발과 보전이 충돌했다. 처음엔 보존 쪽에 도민들의 힘이 실렸다. 개발에 따른 파괴를 목도하면서 제주 자연의 가치와 정체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1998년 IMF 사태 이후 달라지기 시작했다. 머리띠를 싸매고 반대하던 사람들도 외지자본 유치 등 개발을 외쳐댔다.

이러한 갈등과 충돌은 개발 광풍이 재연되는 2017년에도 계속됐고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어쩌면 ‘개발과 보전’ 둘 다 맞는 얘기다. 가치의 방점을 어디에 두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그러나 갈등으로 인한 ‘충돌’은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지역의 역량마저 약화시킨다. 갈등 최소화 방안을 찾아야만 한다.

강정 해군기지 문제도 진행형이다. 정부는 지난 12월 강정 주민과 시민단체 등에 청구된 공사 관련 34억5000만원의 구상권 청구소송을 취하했다. 그러나 갈등해결의 시작일 뿐이다. 아직도 600명이 넘는 강정주민들이 전과자와 수억원의 벌금, 그리고 140건의 소송에 시달리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공동체 회복의 길을 열기 위해서는 강정마을 주민들의 사면복권이 이뤄져야만 한다. 당연히 결자해지다. 조용하던 강정마을에 ‘뜬금없이’ 들어가 해군기지를 건설하며 평온을 깨뜨린 쪽은 정부다. 오늘날 강정이 겪고 있는 찬·반 갈등과 사법 처벌의 아픔도 해군기지가 아니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일이다.

제2공항 문제도 발등의 불이다. 국제 관광지 제주에 대한 접근성 제고차원에서 계획되고 있는 제2공항 사업이 후보지인 성산읍 주민들을 중심으로 한 반대에 봉착해 있다. 지역 최대의 숙원이었던 제2공항이 추진 결정 후 최대 민원으로 ‘변질’되는 아이러니이기도 하다.

문제는 반대위가 주장하는 후보지 선정 관련 하자와 ‘오버 투어리즘’이다. 후보지가 적절하게 평가되고 선정됐는지, 그리고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에 대한 물음표다.

갈등 해결의 여지는 아직 남아 있다. 반대위가 요구한 타당성 재조사 용역에 대한 객관성 확보 방안 마련과, 결과에 대한 반대위·국토부 양측의 ‘조건 없는 수용’ 합의다. 출발점에서 이견이 봉합되지 못할 경우 종국에는 강정 문제처럼 갈등의 양 극단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칼을 쥔’ 국토부의 전향적인 노력과 함께 반대 주민들의 ‘동참’도 있어야 한다.

올해 6월에는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또 하나의 갈등 요인이다. 선거 원수는 3대를 간다고 할 정도다. 이렇게 치열하게 붙다보니 승자독식(All or nothing) 게임이다. 그래서 줄 세우기가 횡횡했고, 승자와 패자간 갈등이 지속돼 왔다. 이제는 안된다. 올해 선거는 반드시 정책과 인물 대결로 지방자치와 풀뿌리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 모든 게 제주매일이 2018년 화두를 ‘함께 하는 제주 하나 되는 제주’로 잡은 이유다. 진보와 보수, 가해자와 피해자, 개발론자와 보존론자, 여당과 야당 모두 한 나라 대한민국의 ‘큰 섬’ 제주에서 살고 있고, 그 제주를 키워내야 할 ‘주인공’들이다.

손바닥 하나로는 소리를 낼 수 없고 수레도 반대 쪽 바퀴가 같이 돌아야 굴러간다. 제주를 위하되 가치의 차이로 ‘대척점’에서 만나는 이들 모두 보다 큰 틀의 사랑과 이해로 ‘함께 하며 화합된 제주’를 만들어나가는 2018년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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