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발(發) 정계개편이 오는 6·13 지방선거의 판도를 좌우할 새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중앙정치권의 예측불허 상황과는 달리, 제주지역에선 도의원을 중심으로 이합집산이 가속화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바른정당 소속 제주도의회 의원 12명 가운데 7명은 지난해 12월 28일 자유한국당 복당을 결행했다. 고충홍 바른정당 제주도당 위원장을 비롯해 고정식·구성지·김동욱·김황국·이선화·하민철 의원이 그 면면이다.
나머지 강연호·고태민·손유원·이경용·현정화 의원은 바른정당에 남기로 했지만, 조만간 추가 탈당과 복당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당초 야권의 분열로 더불어민주당의 우세로 점쳐졌던 내년 도의원 선거는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이 됐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6·13 지방선거의 핵심은 도지사 선거다. 때문에 향후 원희룡 지사의 거취에 지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원 지사의 경우 중앙 및 지방정치권과는 다소 거리를 두며 ‘정중동(靜中動)’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직 변수는 많다. 지난달 국민의당 전당원 투표결과 74.6%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찬성의 뜻을 나타냈다. 이를 바탕으로 양당이 본격적인 통합 논의에 착수하면 새해 벽두부터 정국은 정계개편의 격랑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그 결과에 따라 원 지사의 향배 또한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다른 시각도 있다. 보수개혁의 기치를 높이 쳐들었던 원 지사는 그동안 국민의당과의 중도 통합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해왔다. 바른정당 제주도당이 사실상 와해된 상황도 변수다. 일각에선 자유한국당 복귀나 무소속 출마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다.
아무튼 현역인 원희룡 지사가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올해 도지사선거 판도는 크게 달라질 수가 있다. 지금 가장 어려운 처지에 놓인 원 지사가 연초부터 주목받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