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4·3 70년을 맞아 피해 당사자들의 삶을 문학적으로 정리한 책이 출간됐다.
제주작가회의(회장 김수열)가 제주4·3 70년을 앞두고 ‘작가가 만난 4·3사람들1- 돌아보면 그가 있었네’를 최근 발간했다.
제주작가회의는 4·3이라는 격랑의 역사를 겪어 온 피해 당사자와 후손들의 삶에 문학적으로 접근해 제주 4·3의 현재적 의미를 살펴본다는 취지에서 ‘작가가 만난 4·3 사람들 1-돌아보면 그가 있었네’를 간행했다.
김수열 회장은 “4·3에 대한 단순한 구술사 차원의 접근이 아니라 작가적 관점에서 제주4·3의 구체성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하기 위해 4·3관련 인물들을 작가가 직접 만나 취재한 후 집필했다”고 설명했다.
현택훈, 김영란, 홈임정, 김세홍, 김경훈, 김동현 등 6명의 작가가 4·3수형인, 입산자, 무장대 지도부 가족, 4·3피해자, 4·3피해자의 가족, 제주3·1사건 당시 관계자들을 만나 그들의 삶을 문학으로 재구성했다.
이를 통해 이번 책에서는 4·3 당시 수형인으로 고초를 겪었던 박순석 할머니, 4·3 당시 최연소 입산자에 속했던 시인 김성주, 가족들 기억 속의 4·3 희생자 고(故) 변창래, 이덕구의 가족들, 섯알오름에서 학살당한 문혁하의 가족 문양일·문순일 자매, 3·1 발포사건 당시 체포되었던 사람들에게 벌금형의 가벼운 형량을 구형했던 양을 검사와 그의 아들 양금석 등 제주4·3의 한복판을 관통해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고명철 평론가는 책 말미에 실린 ‘기억, 증언, 그리고 증언문학:4·3항쟁의 정치윤리의 언어들’이라는 해설에서 “이번 여섯 문인이 보이고 있는 4·3 체험자에 대한 글쓰기는 4·3 문학의 자기갱신을 모색한다는 차원에서 기존 문학 글쓰기의 낯익음을 벗어나려는 노력을 다했다”며 “증언으로서 구술과 만나는 각자의 문학적 상상력이 4·3문학뿐만 아니라 4·3에 대한 성찰의 터널을 어떻게 통과하는지 자못 흥미롭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