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국제범죄 온상 전락한 제주
보이스피싱 국제범죄 온상 전락한 제주
  • 제주매일
  • 승인 201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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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섬’ 제주도가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등 국제범죄의 ‘온상’으로 전락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이달 20일 제주지역 빌라와 서울의 호텔 등을 급습해 외국인 보이스피싱 조직원인 대만과 중국, 한국인 등 60명을 검거했다.

이 중 대만인 총책 A(35)씨 등 58명은 구속하고 2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국내에 콜센터를 차려놓고 활동해 온 외국인 보이스피싱 조직이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올해 4월부터 검거될 때까지 제주도의 빌라 2개동(17세대)을 통째로 빌려 보이스피싱 콜센터를 차렸다. 그리고 본토의 중국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공안(경찰) 등을 사칭해 돈을 뜯어낸 혐의다.

경찰은 이들이 최근 한 달간 챙긴 돈이 4억7000만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범죄 수익금 총액이 수십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또 제주도를 범행 장소로 지목한 것은 중국 관광객이 많아 집단 거주해도 의심을 덜 받는다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라 보고 있다.

조사 결과 피의자들은 제주도에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 점을 노려 1명을 제외하곤 모두 비자 없이 국내에 들어온 것으로 밝혀졌다. 무비자 체류기간을 넘긴 불법체류자도 있었다. ‘무사증 제도’가 국제범죄에 악용되고 있음이 명백하게 드러난 것이다.

불과 1년여 전 중국인 관광객이 성당에서 기도하던 여자 신도를 무참하게 살해한 것처럼, 제주는 더 이상 외국인 범죄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관련당국은 재발 방지를 다짐했지만 대부분 말의 성찬으로 끝났다. 최근 카지노 대형화 등으로 이런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으나 제주도의 대응은 심드렁한 편이다. 또 어떤 대형 사건이 터져야 정신을 차릴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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