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밖 청소년들과 함께 나아가는 길
학교 밖 청소년들과 함께 나아가는 길
  • 유지환 제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 승인 2017.1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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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 청소년’, 누군가에게는 생소한 표현이지만 이제 나에게는 애틋한 말이다. 2015년 5월부터 2017년 12월, 약 2년 7개월 동안 제주특별자치도청소년지원센터에서 ‘검정고시 학습 지도와 정서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들을 만나왔다.

대학 생활 중, 한 선배가 ‘봉사활동 해보지 않을래?’ 라며 ‘검정고시 학습 지도’를 소개해 주어 알게 되었다. 당시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이 큰 부담이었고 심지어 ‘학교 밖 청소년’ (그 당시 나의 인식은 자퇴생이었다.)이라는 얘기를 듣고는 잠깐 고민했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는 이번 밖에 없다는 생각에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보통 지역사회에서의 ‘학교 밖 청소년’은 오직 ‘자퇴생’, ‘문제아’ 또는 ‘비행 청소년’ 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고, 내 생각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학교 밖 청소년’들을 만나다보니 한없이 순수하고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 나가는 야무진 친구들이었다.

요즘 뉴스나 신문에서 ‘학교 밖 청소년’이라는 말을 많이 접하게 된다. 나는 직접 만나며 인식이 바뀌었지만, 이제는 지역사회가 ‘학교 밖 청소년’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부정적으로 다가오는 듯하다.

평소 등교해야 할 시간에 사복을 입고 버스를 타면 ‘너는 학교 안 감나?’ 라는 질문을 받아 본 적 있을 것이다. 함께 공부하는 청소년들도 그런 경험이 아주 많은데, ‘네, 저 학교 안 다녀요’라는 대답을 하면 어른들은 ‘학교 안 다니믄 어떵 살 거냐!’ 라고 호통도 친다고 한다.

물론 학교는 학생들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긴 하지만, 반드시 학교가 아니더라도 지역 청소년지원센터의 도움으로 충분히 교육을 받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시각은 여전히 부정적인 것 같다.

이런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제주특별자치도청소년지원센터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지만 큰 변화를 위해서는 지역사회 전체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도내 교육기관, 행정기관들이 협력하여 인식 변화와 학교 밖 청소년의 권리를 위해 앞장서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진정으로 우리 사회가 ‘더불어 함께하는 제주, 함께 나아가는 사회’가 되는 길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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