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곳 가능 확인 내년 4월 본격…행불자 유해 기대

제주국제공항에 암매장된 4·3 행방불명인 유해발굴 사업이 10년만에 재개된다.
제주도는 27일 (사)제주4·3연구소가 주관한 ‘4·3행방불명인 유해발굴 예정지 긴급 조사 용역’이 75일간의 조사를 마치고 지난 26일 최종 용역보고서가 제출됐다고 밝혔다.
이번 용역은 2018년 유해발굴을 위한 기초 조사로써 추진된 것으로, 제주공항 내·외 각 1개소, 선흘리, 북촌리, 구억리 5개소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제주공항 남북활주로 동쪽 뫼동산 인근(1번 지점)과 남북활주로 북단 서쪽 구역(2번 지점), 동서활주로 서단 북쪽 구역(3번 지점), 동서-남북활주로 교차 구역(4번지점), 화물청사 동쪽 구역(5번 지점) 등 5개 지점을 암매장지로 추정된다.
이에 제주도는 제주공항 관계기관(국토교통부 제주지방항공청,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과 제주공항 내 5개 지점의 발굴 가능여부를 협의한 결과 3개 지점은 발굴 가능하지만, 2개 지점(비행기 착륙 민감 지역, 활주로안전 보호구역)은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했다.
제주도는 이들 3개 지점에 대해 내년 유해발굴을 본격 시행키로 하고, 구체적인 발굴계획은 4·3평화재단에서 수립할 예정이다. 다만 지금까지 협의된 바에 따르면 내년 1월 총괄 계획 수립 및 발굴기관 선정, 2월~3월에 제주공항 내 발굴 가능지점에 대한 측량 및 지반 탐사기계 조사 등 추가 정밀 조사, 4월 제주공항 내 발굴 등이다.
4월에 발굴을 개시하는 이유는 1월부터 3월까지 남북활주로 사용빈도가 높기 때문으로, 제주도는 발굴개시 이후 종료까지 6개월로 예상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기간은 유동적이다. 이번 용역에 포함된 공항 외 나머지 4개소도 공항발굴과 같은 시기에 발굴할 예정이다. 제주공항 경계선 남쪽은 공유지이고, 나머지 3개소도 토지소유주들이 4·3암매장지임을 제보하고 모두 발굴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4·3행방불명인 유해발굴은 문재인 정부 국정 100대 과제에 포함되면서 내년도 국비 15억6000만원(유전자 감식비 12억1300만원·유해발굴비 3억4700만원)이 반영된 사업이다.
한편 제주공항 유해발굴 사업은 지난 2007년부터 2008년까지 남북활주로 북단 2개 지점에 대해 진행됐으며, 당시 388구의 유해가 발굴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