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12월 ‘파격 졸업식’
제주서 12월 ‘파격 졸업식’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7.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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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중앙여고 오는 29일 개최…도내 첫사례
“졸업생 다양한 경험 기회 제공” 반응 긍정적
▲ 지난 2월 서울 관악구의 한 여고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이 학사모를 던지며 졸업을 자축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집중은 안 되는데 학교는 가야하고, 교과서는 얼추 마무리했는데 수업은 해야하는 시기가 방학과 졸업 사이다. 이도저도 아닌 1~2월을 알차게 보내도록 졸업식을 앞당긴 학교가 있어 눈길을 끈다.

제주중앙여자고등학교(교장 김장영)가 2017학년도 졸업식을 오는 29일 오전 10시 체육관에서 개최한다. 도내 일반 고교가 내년 1월말에서 2월초 졸업식을 예정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한 달 이상 빠르다. 올 초 중앙여고가 2016학년도 졸업식을 2월 6일 진행했던 것과 견주어도 40일 이상 서둘렀다.

중앙여고가 파격적으로 졸업식을 앞당긴 것은 학생들이 이 시기를 다른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간으로 온전히 활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현행 초·중등교육법은 수업일수 190일을 충족하면 학교장이 학사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권한을 주고 있다.

김장영 교장은 “졸업생들은 그동안 수능이다 내신관리다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 했다”며 “이번 1~2월 동안 여행이나 현장 체험, 친지 방문, 문화생활 향유 등 그동안 하지 못 했던 활동을 충만히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졸업식이 빨라지면서 1~2학년 재학생들의 수료식도 1월 2일로 성큼 당겨졌다. 교사들도 충분한 자가 연수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됐다.

학생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다. 최근 서울 사립대 수시에 합격했다는 한 학생은 2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안 그래도 입학 전 하고 싶은 일이 많았는데 졸업식을 끝내고 정리된 마음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며 “친구들이 모두 좋아한다”고 활기찬 학교의 분위기를 전했다.

졸업식 날에는 졸업생들을 위한 재학생들의 공연과 학부모·선배·교직원들의 공연 등 깜짝 이벤트가 예정되어 있기도 하다. 

고등학교 졸업식이 12월에 열린 것은 제주교육 역사상 처음으로 알려진다. 이번 중앙여고의 결정을 신호탄으로 앞으로 제주지역 졸업식 문화가 보다 실질적이고 교육 주체들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다양하게 바뀌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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