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가 강수량 부족 등으로 점점 메말라가고 있다. 이는 일부 지하수 관정의 오염과 함께 지역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제주도가 도내 지하수 기준수위 관측정 68곳의 수위를 관측한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다. 최근 1주일 동안의 평균수위는 11.8m로, 지난 2001년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분포를 보였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3.30m, 최대치론 11.59m가 낮고 평년 같은 시기보다도 평균 3.58m, 최대 30.33m 낮은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지하수 제한 또는 일시적 이용중지 등의 기준이 되는 기준수위 2단계와 비교하면 평균 2.35m 높게 형성되고 있다. 다만 북부유역의 경우 기준수위 관측정 21개소 중 5개소가 기준수위(1단계)보다 낮은 상태를 보였다. 특히 서제주 유역(하귀, 이호)은 관측정 3개소 가운데 2개소가 1단계 기준수위 이하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도내 지하수위가 낮은 분포를 보이는 것과 관련 제주도는 강수량 부족을 그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제주지역 누적 강수량은 전년대비 71%, 평년대비 77% 수준에 그쳤다. 더욱이 지하수 주된 함양지역인 한라산 고지대의 누적 강수량 또한 전년대비 52% 수준에 불과해 지하수위 하강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제주도는 지하수위 하강 현상이 봄장마가 시작되는 내년 4~5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가뭄이 장기화될 경우엔 지하수위 저하로 일부 해안저지대는 해수침투 등의 지하수 장애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기후변화로 인해 이러한 지하수위 하강 현상이 일시적이 아니라, 장기화되거나 불규칙하게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제주도가 내세운 대도민 물 소비절약 캠페인 등은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가 없다. 따라서 심각한 지하수 오염 문제와 함께 보다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지하수 관리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제주도민의 생명수인 지하수마저 고갈된다면 지역의 미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