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국밥집 '부글부글'
시장 국밥집 '부글부글'
  • 고창일 기자
  • 승인 2005.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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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서민들에 요금 올리란 말이냐…당국 나서야"

"이 곳을 찾는 손님들 대부분 주머니 사정은 뻔한데 무작정 값을 올릴 수도 없고 중간에서 식당만 죽을 맛"이라는 제주시 보성시장 돼지국밥집 주인 아주머니의 넋두리가 끝을 모른 채 이어졌다.
최근 돼지 부산물 공급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자장면과 함께 주머니가 가벼운 서민들의 '민생고'를 해결해주던 돼지국밥이 요동을 치고 있다.

9일 저녁 H식당 주인인 이 아주머니는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순대국밥 값이 5000원이 될 판"이라며 "예전 가격에 팔기는 팔지만 이제는 식당이 문을 닫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머리고기, 순대, 막창 등으로 불리는 돼지 부산물 가격이 절반 가까이 상승, 저잣거리 민심을 사납게 하는 실정이다.
이는 최고가 입찰제로 바뀐 공급방법이 도매원가를 다소 올렸을 뿐 아니라 이를 다시 시중에 내다 파는 공급상이 종전 마진을 고집한 탓으로 '생산자-유통업자-소비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윈-윈 대책'수립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왜 올랐나.

지난 9월초 양돈농협과 생산농가의 모임인 양돈협의회는 돼지 부산물 공급방법을 '입찰제'로 변경했다.
이는 전국 평균 가격에 비해 저렴한 돼지 부산물 가격을 현실화시켜 '농가 이익을 조금이라도 보장해주려는' 조합 차원의 시각에서 출발했다.
하루 평균 처리되는 2000여마리의 25%선인 500마리의 부산물을 소화하는 도내 시장 규모에 비춰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한 7개 업체가 입찰에 나섰다.

결국 돼지 1마리 부산물 가격을 1만2710원으로 써 낸 기존 유통업체가 낙찰됐다.
경쟁을 벌인 탓에 이전 가격보다 3000여원 가량이 비싸진 돼지 부산물은 다시 2차 처리업체로 넘겨지면서 내장 1만2000원. 머리 8000원으로 뛰었고 최종 납품처인 시장 식당들은 '손질비용'이 추가된 내장 1만3000원. 머리 1만원의 금액을 구입가로 지출했다.
경쟁입찰제 이전 돼지 부산물 한 마리당 9000원 남짓에 유통비용 추가분을 합친 가격과 비하면 50%정도 폭등한 셈이다.

▲대책은 없나.

가장 크게 놀란 곳은 양돈농협과 양돈협의회.
이창림 양돈조합장과 김성찬 대한양돈협회 제주도협의회장은 "농가 이익을 어느 정도 현실화해 주려던 것이 엉뚱한 쪽으로 불똥이 튀었다"면서 "유통업체와 긴밀하게 협의, 공급가격 조정에 나서겠다"고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김 협의회장은 "사실 다른 지방에 비해 도내 돼지 부산물은 양이나 품질면에서 최상품이지만 가격은 가장 저렴하다"고 단정 한 후 "하지만 양돈농가 입장에서도 서민음식이 비싸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유통과정을 면밀히 검토한 후 업체와 만나, 이전 가격수준으로 되돌려 놓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과정에서 도내 소비자들은 '최고가 입찰제'의 '적정가 산정 후 근사치 낙찰' 로 변경과 중간 마진의 적정선에 대한 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하루 500마리 정도로 추산되는 부산물 공급시장을 한 업체가 쥐락펴락 하기 때문에 '일방적인 마진율 책정'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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