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명투표로 선출 “죄송”
향후 6개월 동안 제주도의회를 이끌어갈 고충홍 제주도의회 의장이 합의추대가 아닌 무기명 투표로 선출된데 송구스럽다며 도민들에게 사과했다. 또한 당을 초월해서 모든 도의원들이 제주도와 도민들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을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고충홍 의장은 12일 오후 2시 의장 집무실에서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가장 먼저 도의회 의장 선출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를 거론했다. ‘합의추대 전통’이 깨져 여야 간 완력 다툼으로 비춰질 소지가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일련의 사태가 앙금으로 남을 소지가 있어 향후 의정 활동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에 고 의장은 “지금까지 의정활동을 하면서 당이 다르다고 해서 멀리한 적이 없다. 당을 초월해서 모든 의원들과 소통하고 원만하게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무기명 투표로 진행되긴 했지만 불협화음은 없었다. 전날(11일) 본회의가 끝나 뒤 간담회 겸 저녁식사 자리를 가졌는데 민주당 의원들께서 많이 참석해서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셨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 배석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상봉 행정자치위원장은 “당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많지만 결정된 사항은 존중하고 남은 임기 동안 잘 마무리하자고 의견을 모았다”며 “어제 간담회에도 많이 참석해서 (보궐선거 과정에서의 불협화음을 극복하고) 넓은 틀에서 이해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제주도의회 의장이 상징적인 자리인 만큼 국회의장처럼 무소속으로 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서는 “평소 그런 고민을 한 적이 있다. 동료 의원들과 당 소속 의원들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도정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는 “의회 본연의 역할인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대안 제시 역할에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복당 문제에 대해서는 “의장으로서 답변할 사안은 아니”라며 “지금 의회가 가장 바쁠 때다. 바쁜 시기가 지나면 바른정당 소속 모든 의원들이 모여서 각자의 입장을 전부 수렴하고, 어떻게 할지에 대해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행정자치위원장으로 역임하면서 관심을 가졌던 ‘행정체제 개편’과 관련해서는 “시장직선제든, 기초자치단체 부활이든 헌법적 지위확보를 위한 개헌 논의와 별개로 우선해서 ‘자기결정권’을 가질 수 있는 법률(제주특별법) 개정을 추진할 수 있다고 본다. 제주도가 더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