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독 추울 올해 대설·한파 피해 우려
도로·산불·공항·화재 대책 수립 완료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조선시대에 천변재이(天變災異)는 2만5201건이 발생했다. ‘천변’은 동풍이나 번개·일식·월식 등 하늘에서 생기는 자연의 큰 변동을, ‘재이’는 천재(天災)와 지이(地異)를 아울러 재앙이 되는 괴이한 일을 이르는데, 당시엔 재이(災異) 자체를 두려워하며 군주 스스로 수양하고 반성했다고 한다.
재난이 없던 시대의 세종·영조·정조시대에 태평성대를 누렸던 것에 반해 성종 20년인 1489년에 강원도 양양·간성(현재 고성) 지방에 산불이 발생했다. 그러자 성종은 스스로가 어둡고 미련하다고 느끼며 민심을 수습하기도 하였다. 이렇듯 재난발생은 임금의 부덕이요, 국가의 책임으로 인정하곤 했다. 지금은 어떤가.
재난은 한 번 발생하면 나라의 흥망성쇠를 결정할 수도 있는 중대한 ‘사변’이다. 과학이 발전한 시대라 할지라도 막대한 경제적·사회적 피해로 이어지므로 재난안전 관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겨울철 자연재난은 대설과 한파·풍랑에 의한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강설에 따른 고립, 상수도관 파손과 화기에 의한 화재발생, 그리고 블랙아이스·도로 결빙 등 다른 시기보다 화재나 도로교통사고 발생 위험이 아주 높다
제주특별자치도는 겨울철 재난안전사고를 최소화 해나가기 위해 이달 15일부터 내년 3월15일까지를 ‘겨울철 자연재난 대책기간’으로 설정, 유관기관과의 협업체제 강화 등 겨울철 자연재난 대응을 위한 총력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우선 도와 행정시가 따로 진행하던 제설대책을 도 중심의 통합체계로 전환했다. 산남·북을 연결하는 도로와 주요 도심권을 우선적으로 제설작업을 벌이고 있다. 제설취약 구간 15개 노선 684㎞에 대한 제설 담당책임제 시행 및 모래·염화칼슘 등 제설제를 비치하여 대비를 하고 있다. 아울러 미끄럼에 의한 낙상 사고 예방을 위해 ‘내 집 앞 눈치우기’에 적극적인 도민동참을 위한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산불은 입산자 실화가 전체 70%를 차지하는 등 지역주민 및 입산객에 의해 많이 발생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11월1일부터 산불조기발견과 초동진화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산불감시원 123명·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 120명을 오름 및 등산로 등 산불취약지에 배치했다. 이들을 통한 예방·계도는 물론 무인감시카메라 22개소·무인방송시설 8개소를 적극 활용하여 예방활동에 노력하고 있다.
겨울철 안전관리 소홀로 많이 발생하는 건물 화재는 난방시설·전열기기의 취급·관리 부주의가 주원인이다. 주택화재로 인한 인명 및 재산피해 예방을 위해 어르신 가구 등 화재 취약계층에 대해 주택용 단독경보형감지기·소화기 설치 등을적극 추진하는 동시에 올바른 가스안전사용 방법 홍보 등 가스화재 예방노력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1월 발생했던 폭설 대란 등 기상악화로 항공기 결항에 따른 공항 체류객 ‘폭발’ 사태 등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공항 체류객 보호 및 지원 매뉴얼도 재정비해 놓은 상태다. 물론 제주관광공사, 제주지방항공청 등과 협력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겨울철은 강풍에 의한 선박피해, 한파에 의한 상수도관 파열, 공사현장 추락 및 화재 발생 빈도 또한 높다. 기상예보에 의해 선박의 입출항 및 어로작업 안전수칙, 상수도 계량기 및 노출 수도관에 대한 보온 홍보, 공사현장 안전수칙 이행 여부 등을 상시 점검해 나가고 있다.
올 겨울 강한 한파가 많을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강한 추위는 화재, 대형공사장 안전사고 등에 위해요소인 만큼 철저한 준비와 대응이 그 어느 시기보다 중요하다.
재난·안전사고의 대부분은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됐다는 경험과 교훈을 우리는 알고 있다. 도민 모두가 안전하고 편안한 제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때 안전 불감증이 해소되고, 그 토대 위에 재난안전대책이 그 진가를 발휘하여 더 안전한 제주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