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순례길 따라 <1>천주교 ‘김대건 길’
제주 순례길 따라 <1>천주교 ‘김대건 길’
  • 나철균 기자
  • 승인 2017.1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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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천주교 여명의 역사와 이야기가 담겨 있는 길
한국인 최초의 사제 서품 김대건 신부
순교자들 숭고한 희생정신 본받아야

“한국교회에는 많은 성지가 있고 순례자들이 그 성지를 계속 찾아가고 있지만, 순교자들의 거룩한 삶을 우리가 얼마나 따라가고 있는지를 반성해야 한다.”

 

지난 10월 ‘성김대건 신부 제주표착 기념관 사제관 축복식’에서 강우일 주교가 한 말이다. 강주교의 말대로 믿음을 가지고 사는 신앙인이라면 온갖 시련과 고통과 박해를 이겨낸 순례자들의 숭고한 정신을 본받아야 할 것이다.

▲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에 위치한 ‘성김대건 신부 제주표착 기념성당•기념관’ 전경

이를 위해 중국 상해 김가항성당에서 한국인 최초로 사제 서품을 받은 성김대건(안드레아)신부가 귀국하던 도중 큰 풍랑을 만나 표착한 ‘용수성지-성김대건 신부 제주표착 기념 성당•기념관’을 찾았다.

천주교 제주순례길인 ‘김대건 길’은 고산성당에서 시작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된 수월봉 인근과 작내표구를 지나 성김대건 신부 표착지인 용수성지를 둘러 본 다음 신창성당에 이르는 총 12.6km의 순례길이다. 제주도 최서단에 위치하고 있는 이곳에서 첫 미사가 봉헌됐다.

▲ 한국인 최초로 사제서품을 받은 ‘성김대건(안드레아) 신부’

김대건 신부는 1821년 독실한 천주교 신앙을 물려받은 집안에서 태어났다. 합리적이고 정의로운 사회를 꿈꾸며 중국대륙으로 넘어간 김대건 신부는 24세가 되던 1845년 8월 17일 중국 상해에서 한국인 최초로 사제 서품을 받는다. 같은 해 8월 31일 일행 13명과 함께 라파엘호를 타고 상해항을 출발해 귀국하던 중 큰 폭풍우를 만나 표류하다가 9월 28일 이곳 제주도 용수리 해안에 표착했다.

▲ 기념관 2층에 전시되어 있는 ‘한국에서의 첫 미사봉헌 모형도’

이후 배를 수리해 전라북도 금강 하류 나바위로 입국한 후 경기도 용인에서 사목활동을 하다. 그 이듬해인 1846년 6월, 외국 선교사 입국을 돕기 위해 백령도를 답사하고 중국선원에게 편지와 지도를 전달하고 돌아오다 붙잡혀 혹독한 고문을 받고 그해 9월 16일 서울 한강변 새남터에서 군문효수형으로 순교하였다. 이때 그의 나이 25세였다.

천주교 제주교구는 김대건 신부의 선교 열정과 순교정신을 기리기 위해 1999년 9월 19일 용수리 해안을 성지로 선포하고 여기에 성김대건 신부 제주표착 기념성당과 기념관이 건립했다.

▲ 기념관 2층에 전시되어 있는 '라파엘호 모형도'

기념관 1층에는 인포메이션, 유해실, 영상실 등이 있으며 2층은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실은 김대건 신부관, 제주교회사관, 선종사제관 등으로 꾸며져있다. 특히 당시 표착 모습과 첫 번째 미사 봉헌 장면을 재현한 모형이 눈길을 끈다. 3층에는 가슴이 탁 트이는 옥상 전망대가 있어 순례길을 돌아보며 김대건 신부의 숭고한 정신을 다시한번 되새길 수 있다.

▲ '김대건 길' 순례길 표지.

또한 전문가의 고증을 거쳐 ‘라파엘호’를 고증·복원해 전시하고 있으며, 김대건 신부가 간직한 ‘기적의 성모상본’에 있던 성모상과 김대건 신부 동상 등이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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