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시대, 평가체계 전환 시급”
“4차 산업혁명시대, 평가체계 전환 시급”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7.1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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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제주교육국제심포지엄

초연결·초지능의 정보통신기술(ICT)이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앞두고 새로운 형태의 인재를 키워내기 위한 교육계 변화가 국내·외에서 분주하게 일어나고 있다. 일본은 2020년을 기점으로 객관식 형태의 대입시험을 전면 폐지하고, PISA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 문제해결능력 항목을 추가한다. 제주는 IB교육과정 도입을 위한 용역을 진행중이다. ‘2017 제주교육국제심포지엄’에서는 이 같은 변화의 움직임들이 공유됐다. <편집자주>

▲ 유리 벨파리 OECD교육기술국 영유아/학교담당 (사진-도교육청 제공)

△국제평가 방식도 바뀐다
심포지엄 첫 날 ‘PISA 2018:새로운 발전과 전망’을 주제로 기조강연한 유리 벨파리 OECD 교육기술국 영유아·학교 담당은 새로운 시기를 맞아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가 기존 읽기, 수학, 과학 능력 중심의 평가에서 내년부터는 협력적 문제해결방법을 측정하는 것으로 평가 항목이 대폭 개편된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앞으로 PISA는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을 평가하는 데 초점을 둔다. ‘글로벌 역량’이란 자신을 둘러싼 지역문제, 세계문제를 분석하고 타인의 시각을 인정하며, 다른 문화의 사람들과 효과적으로 교류하면서 사회의 안녕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행동하는 능력을 말한다. 지식을 활용해 주변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갈 것인가가 교육의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는 의미다. 

유리 벨파리 국장은 1일 언론 인터뷰에서 “앞으로 교육의 목표를 잡는데 있어 제4차 산업혁명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며 “인간 가치의 존엄성이 더 부각되고 위험관리능력이 유의미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국 교육에 대해서는 “가르치는 시간을 볼 때 핀란드와 일본은 적지만 학생들이 높은 성취도를 보이는 반면, 한국은 성취도가 높지만 교사들이 가르치는 시간이 길고 만족도도 낮다”며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 질 좋은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의 경우 “한국아이들은 높은 과학 점수를 보이지만, 실제 이 아이들이 커서 과학에 관련된 직업을 갖는 경우는 적다”며 “잠재력 있는 학생을 직업으로 끌어당기지 못 하는 가에 대한 질문을 꼭 하고 싶다”고 안타까워했다.

▲ 이쿠코 츠보야 뉴우에루 IB일본 대사 (사진-제주도교육청 제공)

△교육개혁 한창인 일본
이석문 제주 교육감이 IB교육과정을 도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적용 범위와 방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이번 심포지엄에는 일본 이쿠코 츠보야 뉴우에루 IB일본대사가 ‘B교육과정과 평가:일본의 도입사례’를 주제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스위스 비영리 교육재단 IBO가 주관하는 IB교육과정은 논술과 토론 위주의 수업방식이다.

츠보야 IB일본대사는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은 창의적이고 문제해결능력이 뛰어난 아이들을 길러내기 위한 교육개혁의 일환으로 IB교육과정을 도입했다”며 “일본 공교육에 도입한 IB교육과정은 일본어로 진행되지만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치고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의 문제에서는 이전 교육과정과 큰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주 도입과 관련해서는 두 가지 전제를 달았다. 교사와 대학이다. 그는 “새로운 교육 및 평가과정인 IB교육을 제주에 도입했을 때 학생들은 바뀐 교육을 쉽게 받아들이겠지만 교사들의 생각은 달라지기 힘들 것이고, 아울러 제주에 있는 대학들이 주도해서 IB교육과정을 환영해줘야 제주지역 학교에서 운영이 수월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4차산업혁명을 앞두고 IB교육과정 도입 등 대대적인 교육개혁을 추진 중인 일본은 2020년부터 대학시험에서 객관식 문항을 전면 폐지하고, 에세이 쓰기로 전환한다.

△제주는
심포지엄에서는 ‘제주형 IB교육과정 도입’ 용역을 추진 중인 교육과혁신연구소 이혜정 소장이 참석해 ‘시험을 바꿔야 교육이 바뀐다’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2009년 국가교육과정의 첫 번째 목적으로 등장하는 것이 ‘창의적인 인재 양성’인데 여전히 객관식 수능 체계에 머무르고 있다“며 ”20년 전 학력고사에서 답안이 하나 더 늘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체계를 미래지향적 목적에 맞게 바꾸려면 교육과정 체계와 더불어 그 성과를 측정하는 평가와 입시제도가 함께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IB는 최근 일본 문부과학성에서 공식적으로 공교육에 도입해 공립학교에서 운영을 시작했기 때문에 그 도입과정을 조사하는 것이 우리에게 유의미한 참고사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핀란드 교육자의 시각에서 본 제주교육’을 주제 발표한 앤 라사카 전 핀란드국가교육위원회 자문위원은 “핀란드와 달리 한국은 너무 많은 지식을 가르치는데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지식으로 학생들에게 충분히 동기 유발을 하고 있는 지는 의문”이라며 “한국 교육현장을 방문했을 때 가장 놀라웠던 것은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자고, 교사는 이를 그대로 두는 것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번 제주교육국제심포지엄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지난 1~2일 양일간 제주한라대 일원에서 개최했다. 국내외 많은 교육관계자들을 제주를 찾아 4차 산업혁명시대를 견인한 인재 양성을 위해 달라지고 있는 교육현장의 변화를 공유하며 제주지역 공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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