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조류독감' 안전지대 아니다
제주 '조류독감' 안전지대 아니다
  • 고창일 기자
  • 승인 2005.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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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 전력

'조류 독감에 제주도는 안전한가.'
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가 작성한 '조류 독감 시나리오'가 최근 공개되면서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등장했다.
지리적으로 떨어진 제주도는 '별 상관이 없을 것'이라고 여긴다면 위험 천만한 발상이다.
공항과 항만에 아무리 철저한 방역체계를 갖춰 놓는다 해도 국경을 가리지 않고 넘나드는 '철새'가 바이러스를 옮기는 것으로 학계에서 추측하고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의 시나리오를 보면 조류 독감이 변이를 일으켜 '사람대 사람'으로 전파될 경우 국내에서만 1000만명 감염에 100만명이 입원하고 3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 수치를 제주도에 적용하면 10만명 감염에 1만명 입원, 300명 사망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할 수 있다.
미국 부시대통령 역시 조류 독감이 미국내에 창궐하면 '군대를 동원 할 것'이라고 밝힐 만큼 전 세계가 '조류독감' 공포에 떨고 있다.
이에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초부터 조류독감 인체감염 발생초기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시 증세를 호전시키는 먹는 약인 '타미플루'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확보된 타미플루는 70만명분으로 질병관리본부는 20만명분을 추가로 구입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는 WHO 기준에 절반수준에도 못 미치는 규모로 나타났다.
제주도는 과연 '타미플루'를 얼마나 갖고 있을까.
도 방역당국은 "전국적으로 이 약을 갖춘 지자체는 한 군데도 없다"면서 "구하기가 힘든 약인 만큼 유사시 질병관리본부가 공급해 줄 것으로 안다"고 여유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만에 하나 조류 독감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각 지자체는 저마다 이 약을 구하기에 동분서주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제주도가 가져올 수 있는 분량은 얼마나 될까라는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 없다.

발생현황과 제주도의 대책.

2003년 12월 10일부터 이듬해인 지난해 3월 20일까지 전국 10개시군 19농가에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 530만마리의 닭. 오리를 살처분한 적이 있다.
1500억원이라는 경제적 피해를 입었으나 다행스러운 것은 인체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점.
국내 여행객들이 주로 찾는 동남아 등지는 상황이 '사람으로 전염되는' 양상을 띠면서 WHO나 주변국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인근 국가들의 조류독감 사망자 현황을 보면 베트남 43명을 비롯해 태국 12명, 인도네시아. 홍콩 각 7명, 캄보디아 4명, 중국 푸젠성 1명 등이다.

이러한 실정에 비춰 제주도는 지난해부터 조류독감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어 올 11월 1일부터 내년 2월말까지 4개월 동안을 '조류인플루엔자 특별방역대책 추진기간'으로 정하고 국경검역 수준의 높은 차단방역을 실시할 방침이다.
다음달 1일부터 도, 시. 군별, 가축방역위생연구소, 관련단체 등에 조류인플루엔자 특별대책 상황실을 설치. 운영하는 한편 공. 항만 입도객 및 반입차량 상시소독, 가금류 불법 반입에 대한 지도. 단속, 매주 수요일을 전도 소독의 날 지정 등을 펼치게 된다.

또한 특별방역대책기간에 앞서 10월부터 철새도래지 야생조류 모니터링을 실시, 조류인플루엔자의 오염원 사전 차단 및 도계장 출하오리. 농장오리에 대해 혈청검사를 시행해 철새로 인한 조류인플루엔자 감염여부를 가려내기로 했다.
반면 이 대책들은 조류간 전염을 전제로 한 것으로 정작 대비해야 할 '사람에 대한 전염'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도 방역 당국의 '아직 국내에는 발생사례도 없을 뿐 아니라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여기는 시각'은 '미리 대비하는 게 최악의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는 걱정에 댈 게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조류독감 왜 미리 대비해야 하나.

의학계는 인체에 치명적인 독감이 30년마다 지구촌을 휩쓴다는 '30년주기설'에 주목하는 실정이다.
그 시발점은 5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1918년의 스페인독감이다.
이후 거의 30년을 주기로 '슈퍼독감'이 출현, 숱한 인명을 앗아갔다는 것으로 중국에서 발생한 푸젠A형이 나타났을 당시 WHO는 이를 근거로 그 위험성을 알리기도 했다.
감기나 독감이 그렇듯이 '슈퍼독감'은 뚜렷한 치료약이 없다.

치료약을 만든다해도 엄청난 속도로 변이를 일으키는 탓에 전혀 다른 바이러스가 계속 생겨나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다시 말해 예방과 발생초기에 잠재울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전문가들은 조류독감이 발생하고 있는 동남아지역 방문을 자제하고 특히 가금류 농장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손씻기 등 개인위생에 주의해야 하고 동남아지역을 방문 한 후 10일내에 고열과 기침 등 감기증상을 보이면 지체없이 전문기관을 찾으라고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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