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증가로 제주도민들의 ‘삶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김영국 강원대 교수 및 우은주 부경대 교수와 공동으로 작성한 연구보고서 ‘제주 투어리스트피케이션 현상이 지역주민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20일 공개했다.
투어리스트피케이션은 관광객을 의미하는 ‘투어리스트(tourist)’와 외부인 유입으로 오른 월세와 임대료 탓에 원주민들이 본래 거주지에서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의 합성어다. 이번 연구는 제주시 연동과 구좌읍 월정리, 동문재래시장 등 도내 10개 지역 주민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삶의 질 등을 측정했다.
조사 결과 ‘관광객들이 부동산 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가 47.6%로 ‘아니다’(18.3%)를 압도했다. 물가 및 자연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도 각각 40%대를 웃돌았다.
특히 관광객이 지역 범죄율이나 교통사고율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은 무려 62.3%에 달했다. 이는 통계로도 입증된다. 2015년 기준 제주의 1인당 범죄 발생건수는 0.054명으로 전국 1위다. 1인당 쓰레기 발생량도 0.68t으로 전국 1위란 불명예를 안았다.
연구진은 “지역주민의 쾌적한 삶의 터전을 유지하고 자연환경을 보존하기 위해선 수용 가능한 관광객 수를 책정해 입도객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제주도정이 새겨들어야 할 지적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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