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새 밤이 길어졌다. 태풍은 지나지 않았지만,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이 지나고 가을 그리고 겨울이 왔다.
해마다 11월이면 사람들은 늘 그랬듯 자연스레 겨울을 맞을 준비를 한다. 나프탈렌 내음이 가득한 옷장 깊숙한 곳에서 두터운 옷들을 꺼내고, 봄여름 내 꺼놨던 보일러를 점검하고 기름을 채운다.
우리 어머니께서는 이즈음 우리집 보일러의 기름을 넣으며 동네 어려운 이웃을 살피신다. 반도 채워지지 않은 이웃의 기름통을 보시곤 조용히 주유기사분께 신용카드를 건넨다. 평소 추위를 잘 타시는 어머니는 이웃의 추위마저 타시나보다 생각했다.
우리 어머니와 같이 이웃의 추위를 나누는 제도가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에서 시행하는‘에너지바우처’이다.
에너지바우처는 저소득층에게 겨울철 최소한의 난방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로 수급자가 원하는 형태의 에너지를 구입할 수 있는 카드 형태의 바우처이다. 지원대상은 노인, 영유아, 장애인, 임산부를 주민등록상 세대원으로 하는 생계, 의료급여 수급자이며 지원금액은 가구원수에 따라 3단계로 차등지급한다.(1인가구 8만4000원, 2인가구 10만8000원, 3인가구 이상 12만1000원)
또한, 에너지바우처는 가상카드와 실물카드 중 선택할 수 있는데 가상카드의 경우 전기나 도시가스, 지역난방 요금이 지원 금액만큼 자동으로 차감되는 방식이다. 실물카드는 은행에서 발급받을 수 있는 국민행복카드를 통해 주유소 등에서 실제 카드와 같은 방법으로 결제하면 된다.
이러한 에너지바우처는 내년 1월까지 주민등록상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신청을 받고 있다. 읍면동 주민센터를 방문할 땐 신분증만 있으면 되지만 가상카드를 원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에너지의 요금 고지서를 가지고 가는 것이 좋다. 고지서에 나와 있는 고객번호를 알아야 가상카드 신청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이웃의 추위를 느끼는 사람은 우리 어머니만이 아니었나보다. 누구에게나 추운 겨울에 누구에게나 따뜻한 에너지를 전달하는 에너지바우처가 있기에 시민들은 올해도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