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적인 문화의 특성을 빛낼 때
제주적인 문화의 특성을 빛낼 때
  • 제주타임스
  • 승인 2005.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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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자연은 그지없이 아름답다. 제주의 역사는 아득한 선사시대부터 열렸다. 제주의 문화전통은 독특하다, 따라서 제주의 문화는 제주사람들이 살아온 풍토와 삶의 과정에서 겼었던 역사, 고유의 전통문화가 어우러진 결정체다. 제주의 자연적 이미지는 삼다도. 우리나라의 제일 큰 섬이며, 해양성 기후이기 때문에 사시절 바람이 부는 풍다(風多 )의 섬이다. 땅 껍질은 화산때 형성된 현무암이기 때문에 현무암으로 뒤덮혔다. 여기저기에 돌 들이 많아 석다(石多)의 섬이라 부른다. 해녀로 상징되는 제주의 여성들은 부지런하고 자립심이 강해서 여다(女多)의 섬이라고도 한다.

제주도의 역사는 선사시대부터 열렸다. 구석기시대부터 청동기시대에 이르는 유적과 유물들이 곳곳에 모습을 드러내어 이를 증언하고 있다. 이어서 삼성신화로 열린 탐라국 시대가 고려 숙종 10년(1105)까지 내려왔다. 고려시대에 이르러서는 중앙집권 아래 들어가 탐라국은 변방의 시대가 된다. 원나라의 지배에 들어가 1세기에 이르는 동안 원의 지배를 받는 아픔을 겪었다. 조선조에 들어서는 수 많은 정객과 유학자들의 귀양살이 사는 유배지가 되었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 제국주의가 동남아 침략의 교두보로 삼았다.

제주의 자연환경과 역사가 상호작용을 하면서 이루어 놓은 제주문화의 특성은 도서문화성·서민문화성·고유문화성으로 집약된다. 도서문화성은, 제주도가 섬이라는 지리 풍토적 조건속에서 형성되고 그 조건에 적응토록 발달해 온 문화의 특성을 뜻한다. 제주도는 한본토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문화의 교류가 적어 자연스레 특수성을 지니게 되었다. 그 문화는 특이하면서도 왜소한 경향을 띠었다. 이러한 특성은 여러 가지 면에서 나타나는데, 우선 산업면에서만 보더라도 두드러진다. 농업은 조와 보리 등 잡곡경작이 중심을 이루었고, 축산은 방목이라는 특성을 지니게 되었으며, 어업은 바닷가를 중심으로 해녀작업이라는 특수의 어로형태를 갖게 되었다. 이 모든 산업은 영세성을 띠고 있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서민문화성은, 역사적 조건에서 비롯된 문화의 특성을 의미한다, 독립국가로 역사가 시작되었지만, 고도의 문화국가를 이루지 못했으므로 거대한 왕궁도 없고, 왕조의 유물이나 유적도 없다. 고려이후는 중앙집권제에 편입되어서도 항상 버려진 벽지 취급을 받아 왔기에, 귀족문화의 유물유적도 아주 미미한 것일 수 밖에 없었다. 각박한 풍토를 강인한 의지로 개척하고 활용하여 전개해 온 서민적 생활문화가 온 섬을 뒤덮은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이 문화야말로 제주인의 지혜와 슬기를 담고 있는 귀중한 것이다.
고유 문화성은, 제주도가 역대 왕조문화의 중심지인 수도에서 멀리 떨어졌기 때문에 문화적 영향을 제일 늦게 받은 데서 온 문화의 특성을 뜻한다. 수도에서 멀리 떨어져 새로운 중앙문화가 늦게 들어온 까닭에 지방고유의 옛 문화를 계승하고 유지하게 된 것이다. 제주도가 방언이나 민속 등 여러 문화의 모습들이 특성을 지님과 동시에, 다른 어느 고장보다도 고대문화성이 잘 보존되어 학계의 주목을 끄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가장 제주적인 문화의 특성들이 사라져 가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제주적인 문화의 뿌리를 찾고 가꾸고 빛낼 때이다. 제주도가 지향하는 초인류 국제자유도시도 제주문화의 힘이 그 원동력이 되어야 가능하다. 제주문화를 부흥시키는 일에는 각계 각층이 관심을 가져 조사하고 연구하고 정책화시켜 나가야 한다. 제주문화의 특성이 격조높은 예술작품으로 재창조되고, 문화산업의 콘텐츠가 되고, 문화관광자원이 되고, 세계문화와 교류될 때 제주도는 창의적인 세계문화의 섬이 될 것이다.

현  춘  식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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