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 절반 “제주4·3에 관심 없다”
우리 국민 절반 “제주4·3에 관심 없다”
  • 제주매일
  • 승인 2017.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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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 가운데 절반(50.2%)이 “제주4·3에 관심 없다”고 응답해 충격을 주고 있다. 국민 상당수가 70주년을 앞둔 4·3사건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지만 희생자 규모나 특별법 제정 등과 같은 구체적인 사실은 제대로 알지 못했다.

이 같은 결과는 제주4·3평화재단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실시한 ‘전 국민 제주4·3 인식조사’에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월 4일부터 6일까지 전국 16개 시·도 성인 1208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로 실시됐다. 제주도민의 경우는 모두 506명을 추려 9월 9일부터 10월 13일까지 가구 방문 대면면접조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설문 결과, 국민 68.1%가 제주4·3을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4·3 인지자를 대상으로 4·3 발생 시기(1948년)를 물었는데 한국전쟁(1950년 발발) 이후라고 잘못 알고 있는 국민이 49%였고, 22.7%는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무려 71.7%에 이르는 국민이 4·3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다. 응답자 중 한국전쟁 이전이라고 답한 사람은 28.3%에 그쳤다.

4·3의 성격에 대해서는 전국과 제주 모두 ‘양민 학살’(전국 38.5%, 제주 69.9%)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희생자 규모는 44.2%가 ‘1000~1만명’, 35%는 ‘1만~3만명’이라고 응답했다. 또 4·3 희생자 추념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사실을 묻는 질문엔 국민 절반 가량인 50.5%(제주 71.4%)가 ‘알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4·3의 적절한 명칭과 관련해선 국민과 도민 의견이 정반대로 나타났다. 국민들은 ‘4·3학살’ 20%, ‘4·3항쟁’ 19.7%, ‘4·3사건’ 10.3% 순으로 응답했다. 반면에 도민들은 ‘4·3사건’ 29.1%, ‘4·3항쟁’ 15.3%, ‘4·3학살’ 6.9% 순이었다. 제주4·3에 대한 ‘정명(正名) 작업’의 시급함을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내년이면 제주4·3이 70주년을 맞는다. 4·3평화포럼 참석차 내도한 호세 라모스 오르타 동티모르 전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것은 진상을 규명해 희생자들이 어떤 것을 희생했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4·3의 진정한 극복방안과 치유 및 화해를 위해 서로 노력할 것을 강조했다. 동티모르 평화와 민주주의 상징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그의 조언을 우리 모두가 새삼 되새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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