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플레이’ 판단…제주도 “빠른 시일 내 ‘공식’ 자리 마련”
제주 제2공항 입지예정지가 발표(2015년 11월 10일)된지 만 2년이 지났지만 절차적 정당성·부실용역·공군기지 의혹 등을 이유로 반대에 부딪쳐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향후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반대 주민들 간의 면담 결과가 주목된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이달 10일 ‘제주 제2공항 입지 타당성 재검토’를 요구하며 32일째(당일 기준) 단식투쟁 중인 김경배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 집행위 부위원장을 찾았지만 반대위측은 ‘언론플레이’이라고 판단, “공식 자리가 아니면 대화를 거부하겠다”며 면담을 거부하는 등 행정에 깊은 불신을 보이고 있다.
이에 제주도는 기자회견을 통해 “빠른 시일내에 반대 대책위와 도지사가 대화하는 공식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원 지사가 제2공항 반대 주민과의 대화에서 갈등 해결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주민들은 국토교통부가 제안한 ‘제2공항 입지 선정 타당성 재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대해서도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원 지사에게는 사전 타당성 용역 검증을 먼저 실시하고, 이 결과에 따라 용역을 진행시킬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국토부에 발송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원 지사는 10일 무기한 단식 농성중인 김경배씨를 찾아 왔을 때도 ‘갈등해결에 대한 대안은 있느냐’는 질문에 “오늘은 김씨의 건강이 염려돼 왔다”고 답했다.
원 지사는 2015년 12월 신년대담에 따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2공항 입지 예정지가 나온 만큼, 절차에 따라 환경문제와 입지 타당성 등에 엄격한 검증 과정을 거치겠다”고 약속했다.
제2공항 사업과 관련한 ‘기본계획수립용역’ 발주를 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도록 법으로도 명시됐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당초 계획은 2017년 기본계획 발표 → 2018년부터 2019년까지 기본 및 실시설계 → 2020년 용지보상 착수 및 착공 → 2021년부터 20114년까지 공사 시행 → 2025년 개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당장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용역’을 발주돼야 하지만, 국토부와 반대위 간의 의견차는 좁히지 못하고 있어 난항을 겪고 있다.
국토부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절차적 투명성을 최대한 확보하는 한편, 제주도민을 포함한 전체 국민의 입장에서 판단하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타당성 재조사와 기본계획을 동시에 진행함과 동시에 제2공항이 제주도 사상 최대 규모의 국책사업이며 도민들의 숙원 사업인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김경배씨가 30일이 넘는 무기한 단식 투쟁을 진행하는 등 입지선정에 따른 여파가 도민사회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원 지사가 반대 주민들과 어떻게 소통하며 문제를 풀어갈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