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이 지나는 4·3평화공원에 대한 소묘
사계절이 지나는 4·3평화공원에 대한 소묘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7.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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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교 4·3평화재단 이사장, ‘여기 그리고 기억’ 사진집 발간

아이들이 뛰놀던 푸른 잔디는 노랗게 색을 잃고, 어느 새 겨울이 찾아든다. 비석마다 쌓인 눈. 차가운 석양. 그 위를 빙빙도는 검은 까마귀들. 시간이 흘러 다시 대지 위엔 초록 싹이 돋고, 두살배기 딸을 안고 서글피 잠든 여인의 형상 위(작품 ‘비설, 飛雪’)에도 봄 볕이 내리쬔다.

이문교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이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제주4·3평화기념관 카페 퐁낭에서 여러 차례 선보였던 사진 120여점을 모아 사진집 ‘여기 그리고 기억’을 펴냈다.

2014년 이사장 부임 이후 평화공원을 산책하며 조우했던 풍경을 그때그때 스마트폰으로 기록했다.

그는 매일 일정한 시각 평화공원을 거닌다. 봄에는 공원 드넓은 대지에서 숨비소리를 들었고, 여름에는 만물의 합창을 목격했다. 청명한 가을하늘을 만났고 다시 겨울엔 봄을 기다렸다. 

사진들은 작품성과 관계없이 수록했다. 지금 이곳에 흐르는 시간이 역사가 될 것을 믿고 매일 마주한 4·3공원의 일상을 포착해두었다. 시간의 흐름을 강조하듯 사진도 계절의 흐름에 따라 배치했다.

이문교 이사장은 서문에서 “이 작은 사진집은 4·3평화공원의 스냅 기록”이라며 “영상 이미지를 통해 비극의 역사를 상징화한 4·3공원의 미래, 즉 존귀한 생명 평화에 대한 공감대를 전할 수 있으면 한다”고 소회를 적었다. 이번 사진집의 부제는 그래서 ‘제주4·3평화공원 소묘’다. 사진집에는 제주4·3평화공원과 기념관에 대한 자세한 소개도 실렸다. 137쪽. 비매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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