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자동차·인테리어·전자컴퓨터과 운영
전국 6개 발명·특허고교 중 한 곳 선
말 산업 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도 지정

지난 6월 제주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서귀포시에 위치한 농수산물 전문업체 ‘무릉외갓집’을 찾았다. ‘무릉리’라는 지역 이름에 ‘외갓집’이라는 친근한 명칭을 얹은 그 곳은 농사만 지어 도매가로 농작물을 넘기던 농민들이 제조와 마케팅, 판매, 서비스까지 책임지는 6차 산업의 성공사례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 곳이다. 물건을 수동적으로 팔던 주민들이 외할머니가 바리바리 싸주던 농산물 꾸러미의 이미지를 담아 하나의 브랜드를 탄생시킨 것이다.
이처럼 한동안 도민들이 기피하는 1차 산업이 2·3차 산업과 결합하며 새로운 성장분야로 각광받고 있다. 건강한 식재료에 대한 열망이 유통 플랫폼의 변화를 타고 다시 젊은이들의 손으로 넘어오고 있는 것. 특히 제주는 청정을 무기로 가진 농업 6차산업화의 최적지로 평가되고 있다. 이 흐름 속에 다시 주목받는 곳이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교장 강원효)다.
상효동에 위치한 서귀산과고는 전신이 서귀농업고등학교다. 1939년 제주공립농업실수학교로 개교했다. 1970년대 학교 목장을 개설하고 특수목적고등학교 자영농과를 설치했다. 그 뒤 1990년대 자동차과, 전자계산기과(현 전자컴퓨터과), 인테리어디자인과를 잇따라 신설하며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현재 서귀산과고에는 자영생명산업과(원예전공, 조경전공, 마필전공), 자동차과, 인테리어디자인과, 전자컴퓨터과가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전교생 523명 중 가장 많은 207명이 자영생명산업과에 재학하고 있다. 자영생명산업과에 입학하면 원예, 조경, 말 산업 중 하나를 선택한다. 전공에 따라 종자·유기농·조경·지게차운전기능사와 말조련사·재활승마지도사 등의 국가자격증을 취득한다. 이 학과 재학생에게는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3년간 수업료 전액 면제를 비롯해 급식비 80% 국가 지원, 기숙사비 무료, 우수학생의 경우 호주·유럽 등 말 산업 선진국 해외연수 등의 다양한 특전이 주어진다.
제주도교육청과 제주연구원이 공동 작성한 ‘지역산업과 연계한 특성화고 학과 재구조화 방향’ 자료에 따르면 제주지역 산업 인력 수요 분석 결과 농림어업은 향후 인력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자료는 농업은 제주지역 기반산업으로서 향후 친환경 작물 생산, 6차 산업과의 연계, 관광산업과의 연계(농촌체험 등) 등을 통해 신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농업을 전공으로 한 지자체 주도형 마이스터고 육성이 필요할 것으로 제안됐다. 그만큼 농업 특성화고의 전망이 밝게 점쳐진다는 의미다.
특히 서귀산과고는 교육부가 주최하고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주관하는 ‘특성화고/마이스터고 글로벌현장학습 사업단’ 공모에 3년 연속 선정되면서 현재도 말 산업전공 학생 7명이 호주 브리즈번에 가 있다. 앞서 2013년 농림축산식품부 지정 말산업 전문 인력 양성기관으로 선정되면서 말과 관련한 지원과 공모의 기회는 계속 많아지고 있다.
자동차과에서는 자동차 전반에 대한 지식을 쌓는다. 학생들은 제주도지방기능경기대회에 ‘자동차 정비’ ‘자동차 차체 수리’ ‘자동차 도장’ ‘기계설계/CAD’ 직종에 출전할 수 있다. 국내 기능경기대회를 거쳐 국제 경기대회에서 입상하면 금상의 경우 6720만원의 상금과 병역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자동차과 학생들은 최근 한양대학교 등에서 개최한 모형자동차 대회 결승에서 팀워크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여학생들이 가장 많은 전자컴퓨터과에서는 정보통신기기 사양결정, PCB보드개발, 회로설계, 검증, 광케이블 공사, 스위치 구축, LAN설계 등 스마트기기 사회를 주도할 전자분야와 정보통신 분야를 주로 배운다. 전자컴퓨터과는 기능경기대회 출전 직종 기능반을 연간 운영하고, 글로벌숙련기술진흥원 입소를 통한 기술 심화과정을 지원한다. 특성화고에 주어진 선취업후진학 대입전형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도내·외 우수대학 관련학과에 진학할 수도 있다. 전가기기기능사, 항공전자정비기능사, 전자CAD기능사, 통신선로기능사 등 다양한 국가자격증에 도전한다.
인테리어디자인과는 건축과 디자인이 하나 된 학과로, 실내공간을 용도에 맞게 리모델링하는 데 필요한 기초 이론을 익히고, 디지털 기반의 설계 실습과정을 거친다. 건축도장, 실내건축기능사, 건축제도/CAD기능사, 컴퓨터그래픽운용기능사 등을 취득한다. 이 과에는 애니메이션·재봉틀·마을꾸미기·건축디자인반 등 다양한 자율동아리가 운영되고 있다.
서귀산과고는 2012년 특허청으로부터 발명·특허 특성화고로 지정되면서 경쟁력을 하나 더 추가했다. 발명·특허 특성화고는 서귀산과고를 포함해 전국에 6개 고교뿐이다. 전교생들은 발명입문, 특허정보조사분석 등을 필수교과로 이수하고 있다. 발명동아리에 대해서는 장학금, 해외연수, 특허비, 서울권 대학생들과의 멘토링, 국내 발명대회 지도 및 참가비 등 다양한 비용을 지원한다. 또 발명특기자를 모집하는 전국 50여개 대학에 도전할 수 있다.
이외에도 서귀산과고는 넒은 교지에 다양한 전공을 지원하기 위한 시설이 완비돼 있다. 기숙사, 다목적강당, 체육관 이외에도 실습동(5209㎡)과 목장(35만4729㎡), 온실(1487㎡), 하우스(4143㎡), 마사(783㎡), 실내마장(2145㎡), 실외마장(7371㎡), 돈·계사(773㎡)가 마련돼 있다.
강원효 교장은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도록 각종 대회, 해외 봉사, 교과 실습 활동, 동아리 활동 등을 지원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누구나 학과에 대한 관심과 의지를 가지고 오면 경쟁력을 키워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