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갈등’ 장기화, 파국으로 치닫나
‘제2공항 갈등’ 장기화, 파국으로 치닫나
  • 제주매일
  • 승인 2017.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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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갈등이 장기화되며 파국으로 치달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항 건설에 반대하며 30일째 단식농성 중인 김경배 성산읍 반대대책위 부위원장은 8일 기자회견을 통해 “제가 목숨을 걸어 단식하는 이유는 삶의 터전이자 생명인 고향을 지켜내기 위함”이라며, 단식을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5일 구본환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이 제주에 내려와 단식 중단을 요청했지만 허사였다. 국토부 관계자들은 이날 반대대책위원회도 방문해 협의문건을 제시하며 해결방안을 모색했으나 반대 주민들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다.

당시 국토부는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으로 변경하는 안을 제시했지만 반대 측 주민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원보 반대대책위 집행위원장은 “통합 진행은 용역을 발주하기 위한 꼼수”라며 “의혹이 있는 문제부터 먼저 해결하자”고 주장했다.

8일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김 부위원장과 반대대책위는 “기본계획 수립은 곧 공항건설 확정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토부는 기본계획 수립 용역 착수를 위해서 온갖 감언이설로 지역주민을 회유했다”며 모든 행보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원점에서 타당성 조사를 다시 실시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원희룡 도지사를 향해서는 “24시간 무한소통을 말하면서도 피해주민과의 면담을 거부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반대대책위는 “원 지사가 밝힌 11월 기본계획 수립 용역 발주는 명백한 거짓”이라며 “우리는 삶의 터전을 지키고, 제주의 미래가치를 위해 끝까지 싸워나가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관계당국과 반대대책위는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팽팽하게 맞서 있다. 국토부는 올해 배정된 기본계획 수립 사업비 집행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에 반대대책위는 ‘타당성 재조사 우선 추진’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이상봉 도의원이 ‘시민참여단 운영’을 제안했지만 이마저 거부당했다. “김태환 제주도지사의 주민소환 청구 당시에도 행정(공무원)이 개입돼 불발됐다.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게 그 이유였다. 행정에 대한 불신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이를 두고 도민사회는 ‘제2의 강정사태’로 비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단식농성까지 진행 중인 ‘제2공항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기 전에 제주도와 도의회 등이 적극 나서 해결책을 모색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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